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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Feb 02. 2021

나는 성숙한 사람일까?

다가오는 모든 생생한 위기를 피하기 않고 마주하는 것


 오늘 점심은 대강 해치웠다. 곧 졸음이 밀려왔다. 그대로 단잠에 빠질 수 있었지만, 조용히 책을 폈다. 독일의 심리학자 프리츠 쿤켈의 문장이 보였다. "성숙하다는 것은 다가오는 모든 생생한 위기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성숙한 사람일까? 읽던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마주하는 것은 익숙해졌다. 때때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종종 들지만. 절반의 성숙이랄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숱한 위기에 봉착했고, 숨이 콱 막히는 장면도 많았다. 그때마다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과 '언젠가는 끝나겠지'하는 어렴풋한 희망이 공존했다.     


늘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선배가 말했다. "난관(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난다."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뭔가 개운치 않았다. '진가'라는 단어 속 '참된 가치'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저마다의 몫만큼 어려움을 마주하며 견뎌내고 있었다. 각자의 속도에 맞게,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었다. 결국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아닐까. 익숙해지는 . 조금  의연해지는 . 그렇게 조용한 사무실에서 홀로 잔상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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