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방문 그리고 늦은 밤 시낭송대회를 열다
독립 서점을 들렸다. 가게 이름은 '러브앤프리'. 이십 대 시절 애정 하던 작가의 첫 작품 제목이 <러브앤프리>라 들어가기 전부터 끌렸다. 공간은, 음. 10평 남짓할까. 협소했지만, 독립서점다운 감성이 묻어났다.
여러 책들이 즐비했다. 독립출판물부터 장르도 다양했다. 잔잔한 배경음악도 좋았다. 찬찬히 살펴보는데, 다른 서점과는 다른 특이점을 발견했다. 이곳 주인장의 흔적이었다. 먼저 작품을 읽고 느낀 부분을 포스트잇에 적어 겉표지에 붙여놓은 것이다. 흥미로웠다.
2층도 있었다. 그곳은 인문학 수업이나, 북토크, 각종 모임 등을 대관하는 곳이라고 했다. 직접 살펴보진 않았지만 조용히 결심했다. “언젠가 내 책을 출간하게 되면 이곳에서 북토크를 해봐야겠다.”라고. 그때가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렸다.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
그것은 반드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자기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대답은 반드시 네 안에 있으므로.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
결정하는 순간, 모든 것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_다카하시 아유무 [러브앤프리]
지난 늦은 밤이었다. 현관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혹여나 문 여는 소리에 아들이 깨지 않을까 염려하며. 그런데 이게 웬걸. 이미 깨어나 엄마 품에 안겨 배시시 웃고 있다. 기쁘고, 미안했다. 대신 꼬옥 안아줬다.
아들과 함께 시집을 펼쳤다. 시 몇 편을 열심히 읽어줬고, 아이는 키득거렸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열심히 담아내던 아내는 따라 웃으며 말했다. "웅변대회 나왔어?" 얄미운 사람..
근데 맞는 말이었다. 또박또박 전해주겠다는 마음에, 그 야심한 시간에 힘주어 읽고야 말았다. 시 특유의 리듬감은 제로였다. 야심한 시간에 우린 웃음꽃이 피었다. 이건 다 시집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