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생리] 다이어트#2 - 지방을 태우는 몸이란?

건강을 위한 작별, 지금부터 시작

by 과커콜라

우리 몸의 지방은 나의 마지막 생존을 위해 지금 이 시간도 저장을 하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어디 부분에 어떻게 저장할지 또는 얼마 정도만 저장할지를 상의를 했으면 좋겠는데

그 정도로 친절하지는 않은가 보다. 덕분에 내 뱃살은 진작에 자리를 잡았고,

허벅지는 마치 지방 보관 전용 창고가 된 것 같다.


처음엔 몰랐다. 그냥 살이 좀 붙은 거겠지, 운동하면 빠지겠지.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먹는 건 줄었는데 살은 더 붙고, 예전보다 피곤하고,

기분도 자꾸 가라앉고, 갑상선도, 혈압도, 뭔가 하나씩 이상해졌다.


지방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어디에, 얼마나, 어떤 상태로 쌓이냐는 것이다.

체내에는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皮河(피하) - 가죽의 아래 즉, 피부 아래에 있는 지방을 뜻한다.

피하지방은 쉽게 말해서 단열재 역할을 해서 밥솥의 보온버튼과 같은 것이다. 또한 몰캉몰캉한 지방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듯 충격 흡수에 아주 좋다. 즉, 피하지방의 위험도는 비교적 낮다.

문제는 무시무시한 '내장지방'이다.


內腸(내장) - 우리 몸의 장기 주변에 있는 지방인데, 놀랍게도 장기를 보호한다는 목적을 가장한

'극악의 테러범'이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건강에는 가장 위험한 지방이다.

내장지방에는 혈관이 풍부하다. 그 말인 즉, 에너지의 저장도 빠르고, 분해도 빠르다는 뜻이다.

그리고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이 엄청난 염증을 유발하게 되고, 이게 심해지면

'대사증후군'이 발병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내장지방이 얼마나 극악무도한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루겠다.)


이 두 얼굴의 지방 태워버리는 것이 오늘의 가장 큰 목표다. 물론, 내장지방만을 태울 수는 없으나 결국

시간이 지나게 되면 분해 효율이 좋은 내장지방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 몸에게 좋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방을 태우는 일은 역시나 쉬운 일이 아니다. 몇 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의 몸은 대사(代謝) 즉, 대신 사례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을 해보면, 내 몸을 나 대신 굴려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초대사는 가만히 있어도 즉, 하루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숨쉬기 운동만 해도 생명유지에 드는 에너지.

- 놀랍게도 하루 에너지의 60~75% 정도를 쓴다. 생각보다 굉장히 많지 않은가?

활동대사는 말 그대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가만히 있는 것을 제외한 모든 활동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 약 15~30% 정도

마지막으로 식후생성열 효과. 놀랍게도 밥을 먹고 소화, 흡수, 저장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 약 5~10% 정도, 우리 몸은 밥을 먹고 소화하는 과정에도 에너지를 따로 쓴다.


그렇다면 위의 대사를 바탕해서, 일반적으로 그냥 대충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의 생각 상태를 한 번 유추해서 과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지속가능한 식단이 아닌 평소보다 식사량을 줄임 + 운동은 간헐적, 저강도 운동 또는 하지 않음]

1) 자고 일어나서 공복에 아침으로 식단을 간단하게 챙겼다. 바나나, 요거트, 사과 등등으로 잘 먹었다. 그리고 출근을 하거나 육아를 하거나 학교를 가는 등 일반적인 활동도 했다.

- 아침 식사 후 혈당이 오르게 되면 췌장(이자)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혈액 내에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면 인슐린이 포도당을 다시 세포로 집어넣어서 혈당을 낮추는 일을 한다. 동시에 지방 분해를 억제한다.

"후-후- 아-아- 지금부터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지 않겠습니다. 빠르게 빠르게 혈당 내에 포도당을 씁니다."


2) 급식, 회사 구내식당 또는 외부 식당, 점심식사를 하고 난 후, 다시 활동에 들어갔다.

- 오전 활동으로 혈당이 떨어졌지만 점심을 먹음으로 다시 혈당이 오르고,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게 됨으로

아침에 일어났던 몸 상태와 똑같이 흘러간다.

"후-후- 아-아- 아침과 동일합니다. 지방은 에너지원으로 쓰지 않습니다."


3) 퇴근 후, 하교 후, 육퇴는 힘드시겠지만.. 저녁식사를 하고, 살짝의 저강도의 활동과 휴식 또는 저강도 운동.

- 하루 중 대사율이 가장 낮은 시간, 저녁 식사 후 혈당이 오르고,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역시나 먼저 포도당을 쓰게 된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생체리듬이 휴식으로 가기 때문에 지방을 완전 손톱만큼 쓰기 시작한다.

"후-후- 아-아- 이제 생체리듬에 의해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니, 지방 분해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4) 밤 11시에 잠에 든다는 것과 야식을 먹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다음 날 아침까지 취침을 했다.

- 공복상태이기 때문에 인슐린의 분비가 낮아진다. 그때, 글루카곤, 코르티솔, 에피네프린이라는 친구들의 분비가 늘어나게 되고, 지방 분해를 적극 추진한다. 또한, 혈액 내의 포도당이 다 떨어지면 간에서 글리코겐이라는 친구를 통해서 포도당을 만들어서 혈액 내에 공급해서 떨어진 혈당을 올린다.

위와 같은 명령은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반복된다. 마치 누군가 '하루 세 번 지방보호법'을 통과시킨 것처럼.


"후-후- 아-아- 전달사항 있습니다. 뇌와 혈액 내의 포도당은 적정 상태로 유지해 주시고, 나머지 에너지는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를 쓰기로 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정리하면, 밥 먹고 나면 인슐린 농도가 많아져서 지방 분해가 억제되니 지방을 에너지로 쓰지 않고, 운동을 세게 안 했으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 지방을 쓸 이유가 없고, 기초대사량 또는 것 보다 적은 식사를 해서 살도 안 찌지만, 잘 빠지지도 않는 상태. 결과적으로 지방 분해는 거의 수면 중에만 일어나는 수준이다.


이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이다. 지나면 지날수록 놀랍지 않은가? 심지어 이렇게 많은 대사과정을 이뤄내기 위해서 수천억 개의 세포가 쉬지 않고, 365일 24 시간 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 분해는 순에 띄게 일어나지 않았다. 즉, 지방을 활활 태우지는 못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너무 몰랐다.

지방이 쌓이는 걸 보면서도, 왜 쌓이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 몸은 늘 나를 살리기 위해 일하고 있었고, 그 충실함이,

때론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적도 알고, 나도 알았다.

지방이 어떻게 생겨먹었으며, 내 몸에서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지도 알았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Time to die.

Time to b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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