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생리] 다이어트#1 - 체지방과 전쟁을 선포한다.

너를 드디어 제대로 공부해 보겠다.

by 과커콜라

오늘도 다이어트를 한다. 다이어트라는 단어가 주는 엄청난 압박감.

뭔가 단어만 들어도 실패를 할 것 같은 또는 실패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실패로 부르는 것 같은 단어.

이제 여름시즌, 휴가시즌이 다가온다. 다들 여러모로 어떻게든 바닷가에 가겠노라, 풀빌라에 가겠노라,

이번에는 무조건 인생샷을 건져보겠노라, 애 낳느라 망가진 내 몸... 이번엔 고쳐보겠노라!

선언을 넘어 선포를 하는 우리들.


식단을 시작한다. 평소 먹었던 것보다 덜 먹으면서, 설탕과 밀가루를 끊으면서, 운동을 빡세게 하면서.

여러 운동 유튜브, 다이어트 유튜브를 보면서, 먹방으로 대리만족을 하면서 저마다의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는 것에는 관심이 있지만 정작 그 순간 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저 무슨 식단을 해야 하는지, 운동루틴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 - 알다 彼 - 저(상대)

知 - 알다 己 - 자신

百 - 백(100) 戰 - 싸우다

不 - 아니(부정) 殆 - 위태롭다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


다이어트 어렵다. 하지만 살을 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의 건강이다.

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살을 뺄 수 있다.

이번엔 성공합시다 (X)

내 몸에 대해서 잘 알아봅시다 (O)


잘 알게 되면 잘 빼게 된다.

왜냐하면, 체지방을 뺀다는 것도 과학이기 때문이다.


체지방. 나에게 득 될 것이 전혀 없어 보인다.

팔을 털었는데, 같이 털리는 그 친구. 허벅지가 붙어버리는 이유.

의자에 앉으면 뱃살과 허벅지살의 오붓한 만남.


근데 이 녀석, 사실은 우리 몸이 꽤나 공들여서 만든 에너지 저장고다.

그저 살이 '찌다'가 아니라, 목숨을 유지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만들어 놓은 것.

중성지방(triglyceride)

우리 몸에 있는 체지방의 대부분은 중성지방 형태로 존재한다. 쉽게 얘기하면 '기름기'다.

설거지를 하려고 하는데, 남편 놈(?) 또는 자식 놈(?)이 계란후라이를 했던 후라이팬을 그대로 싱크대로

투하시켜서 물을 부어놓았다고 생각해 보자.

일단 화가 나지만, 부어 놓은 장면을 봐야 한다. 기름이 둥둥 떠있다.

우리가 쉽게 인지하고 있듯이, 기름은 물과 결합하지 않기에 물 위에 뜨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 중성지방은 당연히 물과 결합하지 않는다. 이 말은 물에 '녹지 않는다'라는 뜻.

그렇다는 말은 수분이 약 70%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 몸에 지방이 녹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성'이라는 말이 찰떡이다.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에 4kcal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연료가 되는데,

지방은 1g에 9kcal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연료가 된다. 약 2.25배의 미친 초고효율 에너지.


또한, 몸이 위급하거나 굶게 되면 보험금이 나오는데, 그 보험금이 중성지방이다.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


심지어, 지방은 저장공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방을 담고 있는 지방세포는 확장이 가능하다.

"고객님이 커질수록 저희 집도 더 커져요~."


더 나아가서, 지방이 많아야 체온 유지에 유리하다. 우리 몸에서 발생한 열은 땀과 소변 등을 통해서

밖으로 배출되는 구조인데, 지방이 열 에너지를 가둬놓기 때문에 유지가 되는 것.


이렇게 고효율, 슈퍼에너지인데 몸에서 마다할 일이 있을까?

이제 나의 몸에 있는 '지방이'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결국 사람의 몸은 지방을 오랜 동반자로 곁에 두기로 했다.

위기에서 나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든든한 존재.

항상 나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해 줄 것 같은 그놈이 두 얼굴을 하고 있다.

뒤에서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지방.


지방간, 고지혈증, 인슐린 저항성, 염증유발, 동맥경화, 협심증.


너의 다른 얼굴을 제거하기 위해 너를 태워버리기로 했다.

그것도 제대로 태워버리기로.


뱃살을 움켜잡고, "나를 위해 존재해 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너를 태워주겠어!!!!." 하면서 우리도 두 얼굴을 보여줍시다.

다이어트 성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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