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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걷는 최선화 Nov 22. 2023

식물을 만나는 일이라면 누가 해도 상관없더라고요.

식물의 재발견

학당에서 식물 모임을 3년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 계절은 계절적인 영향도 있고 진행자의 매력 어필이 부족해서인지 휴식기입니다. 그래도 출근할 때나 공원에 운동을 나갈 때 부지런히 식물을 바라보고 핸드폰에 담습니다.  해마다 봐도 계절 식물들의 변화가 신기합니다.


몇 달 전 지인들과 함께 하는 톡에서 '식물 관찰'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바쁜데 나보고 그것도 하라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진행자로 다른 샘을 추천하는 겁니다. '내가 그동안 식물 모임을 진행하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는 데 ,'이런 생각이 살짝 들면서 서운함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다른 샘이 진행자로 추천한 그 샘은 베란다에서   풍선초 씨로 꽃을 피우고, 커피나무를 키워서 커피도 내려 마신 샘이었습니다.


식물 모임에서 진행자 역할만 하다 참여자로 함께 하게 된 지 몇 달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진행자 샘이 월, 수, 금 올려주는 식물 미션에 따라 나뭇잎도 관찰하고, 로제트를 준비 중인 식물들도 찾아보았습니다. 오늘 미션은 열매를 찾아보는 거였지요. 미션을 위해 노트북 앞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공원으로 갔습니다. 대략 어디에 가면 어떤 열매가 있는지 알지만 몇 해를 돌아다녀도 새로운 것들이 보이는 공원이라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았습니다.


열매를 찾으면서 잠시 내가 겨울새가 된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겨울 새들이 딱 저 같지 않을까요?  속살이 토실토실한 열매를 찾아 눈이 동그랗게 뜨고 날아다닐 것 같습니다. 겨울새를 위해서 열매는 좀 양보하면 안 될까요? 우리에게는 별미이지만 그 새들에게는 겨울동안 생사를 가르는 먹이가 되니 말입니다.


팥배나무 열매

측백나무열매

맥문동나무 열매

장미 열매

꽃사과열매

무궁화 씨앗

산수유열매

박태기나무열매

피라칸타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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