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걷는 삶의 재발견- 사진과 글이 있는 시간
읽어야 할 책
써야 할 글,
퇴고해야 할 문장들을 데리고 물향기 수목원에 왔다.
장소를 잘못 골랐다.
연두와 초록 사이 수 십 가지 빛깔이
책 속의 문장들을,
모니터 속의 문장들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등꽃 향기에 홀려
길을 잘못 들기도 한다.
걷다 보니 막다른 길이다.
그나마
꽃가루 날려
들뜬 마음을 조금
잠잠하게 한다.
책을 읽다
잠시 물멍을 했다.
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올챙이도 살고,
다른 생명들도 바삐 움직인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시간.
여긴
물향기식물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