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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걷는 최선화 Feb 09. 2023

찔레꽃 다시 피는 5월을 소망합니다.

식물의재발견  ㅡ 식물일기

23년 2월 9일 목요일

날씨 :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5월이 되면 찔레꽃 향기를 멀리까지 보내는 찔레꽃나무가 있었습니다. 하얀 찔레꽃이 피면 벌들도 날아와 꿀을 나르느라 바빴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찔레꽃을 보며 서 있으면 사는 게 참 감사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월을 기다리게 하던 그 찔레나무는 지난해 6월 공원 조경을 하던 업체에 의해 잘려 나갔습니다. 화가 나서 시청 녹지과에 전화를 하고 전, 후 사진을 보내 주었습니다. 확인을 해 보더니 그쪽 수풀이 우거지다는 민원이 있어서 업체에 의뢰했는데 전부 자른 거 같다고 죄송하답니다. 내가 더 화를 낸다고 밑동까지 잘린 나무가 살아 돌아오지 않을 거라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쉬움에 여름을 보내던 중  잘린 밑동에서 새순이 나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번에는 꼭 지켜줘야 할 것 같아서 "자르지 마세요!!"라고 쓰고 짧게 몇 글자 적은 ㅈ종이를 코팅해서 가지에 걸어두었습니다.

오늘 찔레나무를 보려고 퇴근길에 들렸습니다. 세 계절을 지나며 종이가 많이 바랬더군요. 새로 바꾸어야겠습니다. 날이 조금씩 풀리면서 공원 조경공사가 다시 시작된 듯했거든요. 이 어린 나무를 자르면 전화로 끝내지 않고 진상 민원인이 될 생각입니다.


찔레나무 겨울눈이  지난번 볼 때 보다 조금 더 자랐습니다. 3월이면 거기서 새  잎이 나올 겁니다.   올 한 해 덩굴을 많이 뻗어나가겠지요. 예전처럼 찔레꽃향기를 전해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요. 이번엔 도끼눈을 뜨고 잘 지켜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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