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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예술일기
근부자가 진짜 부자요
by
선홍
Mar 3. 2024
뿌리염색을 하러 단골미용실에 갔습니다.
괜찮은 곳이란 생각이 들면 그곳만 파는 성향이라 십 년 넘게 다닌 단골미용실입니다. 원장님 나이도 저랑 비슷해서 시댁, 자식들 얘기부터 몸 아픈 얘기, 친구들 얘기까지 나누죠.
그러다 운동에 관한 화두가 나왔는데, 원장님이나 나나 운동할 여유 없이 살다 보니 어깨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다는 한탄이 나왔어요.
나이 들수록 빠지라는 뱃살은 그대로, 근손실만 생겨서 통증이 많아져요.
미리미리 운동을 하면 좋겠지만 사람이 어디 그런가요? 닥치고 나서야 후회하는 존재인 것을.
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분이 말하길, 영양제 같은 것에 투자하기보다 운동에 돈을 쓰라고 해요. 운동도 한 가지 말고 2,3가지를 병행해야 좋다고.
운동을 싫어하는 저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립니다.
수술 후 회복하는 속도가 근력 있는 사람일수록 빠르고, 그렇지 못한 나이 든 사람은 큰 타격을 받는다죠.
병원 수간호사로 일하는 지인도 말하길, 살이 많은 사람은 암도 이겨내더라고 해요.
다이어트만 생각할게 아니라 살이든 근육이든 적당히 잘 붙이고 살 고민이 필요한
'100세 시대'
같습니다.
미용실 원장님은 최근에 친구들과 등산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준비물만 70만 원 들었다며 등산복, 등산가방, 등산화, 스틱 등등 필요한 게 뭐 그리 많냐는 푸념을
합니다.
남 신경 많이 쓰는 우리나라답게 산길 오르는데도 돈이 꽤 드나 봐요. 대충 하지 뭘 그리 준비했냐고 물으니까 자기도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 대충 입고 갔더니 주변 잔소리가 끊이지 않더래요.
관심이
지나쳐
사생활간섭들을
합니다.
마음 맞는 사람과 마음 맞는 운동을 같이 한다는 건 큰 복이죠. 전 그런 복이 없기에 마음 편히 혼자 하는 길을 선택합니다.
'혼자 걷기'는
운동 중에 가장 돈이 안 들고, 속편 합니다. 대신 이 즐거움을 같이 나눌 사람이 없어 아쉬울 때도 있죠.
파워워킹을 해야 운동효과가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 평일에는 설렁설렁, 매일 걷지도 못합니다. 핑계는 많죠. 눈 오고, 비 오고, 바람 불고, 배 아프고 등등등.
양심에 찔려 일요일엔 한 시간 넘게 걷기로 했어요.
음악 들으면서 걷다가 사진 찍다가, 다리 아프면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일기도 쓰다가... 낯선 공간에서 마시는 커피만큼 맛있는 게 있을까요.
몸을 움직인후에 커피 마시는 시간은 손으로 뇌를 조물조물 빤 후에 깨끗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완벽하게 해내려면 부담스러워서 하기가 싫잖아요.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하면서 오늘도 설렁설렁 걸어봅니다.
언젠간 나도 근부자가 될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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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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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영화계에서 기획 PD 로 오랫동안 활동했습니다. 퇴사 후 글짓고 밥짓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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