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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노트 May 08. 2023

13. 왜이리 투자 얘기만 하세요? 본업에 충실해야지!

- 아들에게 전해주는 투자레터 (7)

"왜 이렇게 투자 관련 이야기만 하냐, 본업에 충실해야지!!" 


이런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일리가 있고 아빠도 여기에 대한 대답을 곰곰이 생각해 본적이 있어서 함께 나눠보려 한다. 


당연히 자신의 본업(직업)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어느 한 쪽으로만 너무 치우치게 되면 삶의 균형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느 한쪽에 좀 더 ‘집중’할 수는 있다. 집중한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목표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집중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삶의 방향을 설정해서 나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빠는 아빠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대하여 먼저 생각해보았다. 생각해보니 아빠가 원하는 삶은 돈 걱정 없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유지하고자 하는, 가장으로서 쉽진 않지만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꿈이었다. 결국 돈 걱정이라는 본질적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 로또 당첨처럼 예상치 못한 일확천금은 나의 영역이 아니라 생각하여 패스했다. 결국 내가 열심히 일한 만큼 돈을 벌거나 돈을 꾸준히 굴려 불리느냐 둘 중 하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두가지에 대한 고찰을 해보았다. 


삶을 나누는 기준은 다양하다. 직업을 기준으로 보면 직업(본업)과 직업 외 활동으로 나눌 수 있다. 직업 외 활동은 취미활동이나 휴식, 가정생활 등 말 그대로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이외의 모든 활동이다. 여기에 소득의 관점을 적용하면 직업소득(근로소득)과 직업 외 소득으로 나눌 수 있겠다. 그렇다. 내 삶에 있어서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직업소득과 직업 외 소득 두가지 방법 밖에 없다. 직업(본업)에 집중한다면 직업소득이 늘어나고 직업 외 활동에 집중하면 직업 외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게 상식처럼 보인다. 그런데 살아보니 직업에 집중한다고 해서 꼭 여기에 비례하여 직업소득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전혀 비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어떤 날은 직장 일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반면 어떤 날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달 입금되는 근로소득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직업 외 활동에 집중 하다보면 확실히 집중한 만큼 그 대가가 돌아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노력한 시간 대비 돌아오는 결과는 후자가 더 뚜렷하고 컸다. 이때부터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차이를 몸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집중을 지속하는 것이 쉬운 건 아니었다. 휴식을 비롯한 각종 쾌락을 추구하는 활동에 비하면 너무 귀찮기 때문이다. 생각도 많이 하고 공부할 것도 많아, 휴식이나 쾌락성 활동에 비해 꾸준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유동성이 넘쳐 투기 광풍이 몰아치는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뛰어들지만 일시적이다. 광풍이 잠잠해지면 결국 관심도 잠잠해진다. 


본업을 등한시하고 대충하며 살라는 것이 아니다. 대신 힘을 좀 빼고 어깨에 들어간 긴장도 좀 풀고 임하길 권한다. 직장 생활이란 것이 지나치게 매몰되다 보면 그 환경에서 만들어진 특유의 작은 세상에 갇혀 바깥을 보지 못한 채 스스로의 발전과 가능성을 짓누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내 삶을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아빠가 직장 외 활동 그리고 직장 외 소득에 좀 더 집중하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주체는 직장 상사나 동료가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아빠는 직업으로 인한 활동에 긴장을 조금 더 풀고, 대신 그 시간과 에너지를 가지고 직업 외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할 뿐이다. 단지 그 차이일 뿐이다. 정답은 없다. 가치관에 따라 직업에 좀 더 충실한 것이 중요한 사람도 있다. 직업에 집중함으로써 본인이 설정한 삶의 목표에 더 다가갈 수 있다면 그것이 맞다.


결국 자기 삶의 목표를 설정한 뒤 본인이 주체가 되어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여부가 이 문제에 대한 본질적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본업에 집중하느냐 본업 외 활동에 집중하느냐는 단지 수단일 뿐이다. 

 


“삶이라는 큰 바다 한가운데 나침반부터 준비하자. 그리고선 내가 정한 방향으로 집중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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