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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 snail Sep 04. 2023

장난 같은 세상에서 죽자고 사는 사람들

월요병이라고 해두죠...

어둠이 얕게 깔렸다.


시각보다 청각이 강세를 나타내는 새벽이다.


9월이 되면 벌레들은 제 세상이 온 양 목청 높여 치르치르 소리를 높인다.


잡다하게 놓인 생활의 흔적들이 초라하다.


맥을 놓고 싶다.


눈감짝 하면 온갖 새로운 물건과 생각이 쏟아지는 세상이 피곤하다. 못 따라가겠다. 새로움이 소화가 안된다. 새로움이 버겁다. 새로움이 나를 뒤로 밀어낸다.


일상과 스피드는 변함이 없을 터 버거움을 느낀다면 그건 개인적인 의식의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비교의 덫에 걸려 자존감이 서서히 내려앉고 있는 사이클에 들어선 셈이다.


험상 이 사이클은 그냥 둬도 올라오고 발버둥을 쳐도 올라온다.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일은 나를 통찰하게 하는 일이다.

무작정 우울해지지 않는다.

침체기에 들어서는 모습의 순간순간을 의식해 낸다.

놀라운 경험이다.

글을 붙들어야겠다.

세상에 책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맥락 있게 떠도는 글과,

생각조각으로 머릿속을 떠도는 글을 붙들어야겠다.


조금씩 밟아가는 이 시간들 끝에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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