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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 snail Sep 14. 2023

모순

모순이다 모순이로소이다


창과 방패를 완판 하려면 쇼호스트어떤 대사로 창과 방패를 알릴까.

초나라의 상인처럼 순수한 광고말을 그대로 쓸까. 최고는 아니지만 쓸만하다는 타협의 솔직함을 쓸까.


"이 방패는 굳고 단단해서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

"이 창의 날카로움으로 어떤 방패든지 못 뚫는 것이 없습니다. "


자사 테스트 완료 후의 일이라면 더더욱 살 수 없는 물건이 될 터.


모순이다. 모순이로소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은 브런치의 글 속에 담긴다.

동시에 역량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글쓰기의 과정은  '나의 글과 사유를 봐주세요. 사랑해 주세요'를 구하지만

글쓰기의 결과물은 특별할 것 없음을 드러내고 시선을 멈추게 하는, 모순이 된다.


24/84일 항해 중이다.

왜 글을 쓰는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글을 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나?

스스로에게 왜 84일을 를 써 보겠다고 선포했는가?


'84일 글쓰기' 선포는 수입이 걸린 연재작가의 얽매임 같은 힘으로 나를 옭아맨다.

무효화를 선언해도 문제 1도 제기될 일이 없다.

속이 차지 않은 생각이 글이 되어 나온다. 벌거벗겨진 생각이 부끄럽다.

멈추자, 멈추어도 된다.

그러자... 그래... 그러자.


... 그럴 수 있을까?


멈추면 사라질 고통의 원인이 명백하다.

하나 멈추면 시작될 고통도 명백하다.


모순이다. 모순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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