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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삶을 만날 때

by slow snail
멀고도 가까운,
미워하며 사랑하는
끊어지지 않는, 가련한, 어여쁜
그런 사이가 있어요

-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중에서 -


16년을 탯줄로 연결됐던 엄마와 살았다

어린 줄도 모르고 고등교육을 위해 엄마를 떠났다

자연스러운 떠남이었다


16살 내 딸을 보며 30여 년 전의 나를 본다

저 아기 같은 아이가

혼자 첫 발을 내디딜 때,

40대의 엄마가 가슴이 참 아렸겠구나...

30년이 지난 오늘 엄마의 가슴앓이를 본다.


올해로 남편이랑 16년을 함께했다.

올해가 지나면 탯줄로 연결됐던 엄마와 함께한 시간을 넘는다.

혈연을 뛰어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엄마와 연결됐던 흔적,

화석 같은 배꼽.


딸아이와 연결됐던

화석 같은 배꼽.


배꼽을 가진 아이 하나를 두고.


[멀고도 가까운,

미워하며 사랑하는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가련한 어여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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