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별소리일기 ep.13

by 슈나비

별이가 한창 소파도 다 뜯어 놓을 정도로 혈기왕성할 땐 별이랑 놀아주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터그 놀이(장난감을 물고 당기고 흔들며 노는 놀이)는 해도 해도 지치지 않았고 좀 쉴만하면 다른 인형을 가져와 던져달라, 잡고 흔들어달라 난리도 아니었죠. 저 또한 한창 혈기왕성한 2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치는 쪽은 늘 저였습니다. 엄마들이 자식을 키우면서 “잘 때가 제일 천사 같다”라고 하신 말씀을 별이 키우고 이해하게 되었어요. 놀다가 지쳐 별이가 잠이 들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하하.

그 정도로 에너지 넘치던 젊은 슈나우저가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몸도 노쇄해지고 아픈 곳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예전의 활달한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죠. 근데 가끔 느끼는 건 몸이 고되서라기 보다 속된 말로 ‘머리가 커졌다’라고 하죠? 꾀가 늘어서 이젠 자기가 생각해보고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만 놀고, 필요한 정도만 요구하는 것 같아요. 가끔씩 보면 머리 쓰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로… 하하. 그것 또한 나이가 들면서 생긴 별이 나름의 요령이겠죠.

이제는 제가 놀자해도 예전처럼 막 달려들거나 무작정 인형을 물어오지 않고 놀아줄지 안 놀아줄지를 자기가 정해요. 놀기 싫을 땐 매정할 정도로 자리를 피하더라고요. 요즘은 제가 더 별이한테 놀자고 떼쓰고, ‘옛날에 잘 놀던 별이 어디 갔냐’며 투정 부리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별이 태도에 살짝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한창 잘 놀 때 열심히 놀아줄 걸 후회도 드네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나 했는데 사랑이 변한 게 아니라 세월이 변했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요즘 가장 힘든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