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나비 Jan 15. 2022

개 키우면서 의외로 어려운 건…

사진 이야기 그 첫 번째



     개 키우면서 의외로 어려운 건 사진을 찍는 것이다. 모든 반려인들이 매 순간 귀여운 나의 반려견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하고 싶어 하기 마련. 핸드폰의 사진첩을 열어보면 별이 사진이 70프로를 차지할 정도...(별이 그림까지 더해져서 거의 90프로…). 그렇지만 의외로 반려견의 정상적인(?) 사진을 찍기란 굉장히 어렵다. 물론 개들마다 성향이 달라서 잘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우선 별이의 귀여운 모습을 발견하고 ‘어머! 이건 찍어놔야 해!!’ 라며 폰을 켜는 순간, 이상함을 감지한 별이는 고개를 돌린다거나 그 자리를 떠난다. 심지어 그 귀여움의 순간은 아주 찰나여서 엄청난 순발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 매 순간 카메라를 준비하지 않는 이상 그 찰나를 찍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니면 때를 보고 연속 촬영을 눌러 몇 십장 중에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찾는 방법으로 사진을 남기곤 하는데... 말 그대로 어쩌다 얻어걸리는 거다.

    반려견들은 보호자가 사진을 찍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카메라의 렌즈가 반짝이는 눈 같아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처럼 느끼는데 이것은 보통 싸움을 걸거나 위협을 가할 때 정면으로 빤히 쳐다보는 개의 습성에도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눈과 같은 렌즈가 뚫어져라 비추면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하거나 자리를 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기들처럼 사진 찍는 상황을 이해할 리가 없으니 이리저리 자신이 원하는 데로 움직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그래서 요즘은 반려견 사진작가 혹은 반려견 유튜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러운 마음이 절로 생긴다. 그 찰나를 찾아 매번 그 친구들을 관찰하고 촬영하고 탐색한 후 공개하는 것일 테니까... 정말 대단한 직업이다.

    귀여운 반려견의 소중한 순간을 찍는다는 건 의외로 어려운 일이지만 먼 훗날 그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추억하기 위해 오늘도 무한 셔터를 눌러본다.

이전 14화 똥도 촌수 가린다더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