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선 이것을 조심하세요

별소리일기 ep.24

by 슈나비


별이는 산으로 산책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동네 뒷산, 꽤나 높은 산 나름 저희 집 근처에서는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인데요. 진드기나 모기 등 다양한 독충이 많은 여름은 피하고 가을 낙엽이 지고 난 11월 후부터 봄이 오는 3월까지 본격적으로 산으로 산책을 나가곤 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별이의 산책을 힘들게 하는 것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실은 별이가 아니라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도깨비 풀, 끈끈이 풀 같은 식물의 씨앗입니다. 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열매 혹은 씨를 드러내는 이 풀들은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붙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 다시 꽃을 피우는 식물들인데 가을, 겨울 산에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요. 냄새를 맡는다고 여기저기 코를 갖다 대고 몸으로 냄새를 묻히려고 하는 별이에겐 피할 수 없는 식물들이죠.

어디서 냄새를 맡고 신나서 돌아오는 별이의 입 주변과 다리에 말도 못 할 정도의 수많은 도깨비 풀이나 끈끈이 풀을 붙여오는 모습을 보면 절로 입이 떡 벌어지죠. 하나하나 떼지 않으면 의외로 잘 떨어지지도 않고 끈끈이 풀 같은 경우에는 제 손까지 끈적끈적 해져서 짜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하하. 신나게 놀다 온 것뿐인 별이에게 신세한탄할 수도 없고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자 투덜투덜 떼어내곤 하죠.

그래도 산을 갈 수밖에 없는 산러버 별이라 오늘도 단단한 각오와 함께 산을 오릅니다. 여러분들도 가을, 겨울 산을 반려견과 오를 예정이라면 이 풀들을 만날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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