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에어(Jane Eyre)]
영국의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ë)의 <제인에어(Jane Eyre)>가 원작소설이다. 1847년 커러 벨이라는 필명으로 출판되었다. <제인에어>는 영화 5편과 드라마로는 2편이 만들어졌다. 가장 감명깊게 다가오는 버전은 2006년도에 BBC에서 상영된 드라마이다.
제인 에어(루스 윌슨)는 에드워드 로체스터(토비 스티븐슨) 가문의 손필드 저택에서 프랑스 소녀인 아델의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서 머무르기까지 제인은 많은 여정을 감내해야 했다. 고아가 된 제인은 외숙모집에서 냉대를 받으며 성장한다.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다정한 템플 선생님과 헬렌 번즈라는 친구를 통해 인간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 헬렌과의 이별을 경험하게 되지만, 더욱 강인해진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우정, 인내심을 차츰 체험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아를 완성하며 제인은 독립적인 인간으로 형성돼간다.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며 제인은 로우드 학교에서 교사로 잠시 일하며,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 자리를 획득했던 것이다.
손필드 저택은 제인의 시선에서 거대한 공간이다. 하지만, 아델과 일하는 사람들 외에 로체스터는 거의 집에 머무르지 않아 좀처럼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거대한 규모이지만, 인간의 따스한 체온은 느껴지지 않는 약간 으스스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얼마 후에, 여행을 마치고 손필드 저택으로 돌아오는 로체스터를 만나며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어느 날, 제인은 화염에 휩싸일뻔한 로체스터의 방에서 그를 간신히 구해낸다. 이후, 북쪽 다락방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처음 만났던 날, 느낌이 좋았다는 것을, 자신을 지옥에서 구해주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제인의 마음이 고요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로체스터는 밀코트 건너편에 있는 애쉬튼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하며 2주 동안 머물거라는 것을 전해들으며 제인은 그가 얼마나 사교적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알게 된다.
얼마 후에, 로체스터는 아름다운 블란치 잉그램과 잉그램 부인을 저택으로 데려온다. 그들은 로체스터의 재산을 탐하며 나타났지만, 제인과 로체스터의 고귀한 사랑을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제인은 혼란을 잠재울 틈도 없이, 거부할 수 없는 과거의 이야기를 돌아보게 된다. 자신을 학대했던 외사촌집에 방문하게 되며 제인을 찾고 있는 삼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게 된 제인은 로체스터에 대한 감정의 자리도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베씨는 제인에게 ‘자신만만한 여성’이 되었다며 대견해한다. 베씨의 시선에서 나타나는 제인은 그 누구보다도 당당한 여성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측면이 주요 대목이다. 제인은 유년시절의 아픈 기억을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넓고 더욱 깊은 마음으로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손필드로 돌아오면서 제인은 저택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어떤 것도 확고하게 자리잡혀 있지 않지만, 그 저택이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임을 알고 있다. 저택으로 오는 도중, 나무 턱에 걸터 앉아 마치 제인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로체스너의 그럴 듯한 마중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찬 기쁨이다. 한 달 만에 재회하면서 제인은 “당신이 계신 곳이 진정한 저의 집이에요."라고 차분하게 언급한다. 제인이 받는 환대는 그녀와 에드워드가 함께 손필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제인은 산등성이를 이제 막 넘었다. 하지만, 제인과 에드워드의 결혼식날, 제인은 에드워드의 부인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된다. 에드워드는 정신병이 있는 아내가 머물고 있는 곳을 보여주면서 재산에 대한 탐욕에서 비롯된 결혼과 모든 배경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자신이 감당해냈던 일들을 주례를 담당한 신부와 제인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에드워드와 손필드를 뒤로 한 채, 제인은 앞으로 향해 나아가야만 했다.
제인은 에드워드와 함께 다시 앉아 있다. 개울물이 흐르는 소리는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그려낸다. 그들 사이를 방해할 요소는 없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의 중심을 잡기까지, 흔들렸던 적도 있었다. 정처없이 헤매다가 존 목사의 자매들의 도움으로 그 집에서 자신을 마주하게 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도 있었고, 존이 자신의 사촌인 것을 알게 되며 기뻐하기도 했다. 삼촌에게서 상속받은 재산이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존이 함께 가자는 요청은 그녀를 더욱 흔들어 놓았지만, 과감하게 뿌리치고 지금의 시간을 만들어냈다. 일상생활에서 에드워드가 제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인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에드워드에게 제인은 행복한 현실이다.
손필드라는 지옥앞에 있었던 자신앞에 평온과 온전한 정신을 가져다 준 사람이 제인임을 토로하는 에드워드와 사람답게 살았기 때문에 손필드를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제인의 모습에서 다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