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사춘기를 떠올리면
철없는 아이들의 반항심이나
2차 성징의 시작과 함께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시기가
떠오르나요?
그런데 좀 다르게 보면
어른들이 사춘기라고 말하는 것들이
어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아이들의 모습이라고도 생각돼요
어른들이
옳다고 이야기했던 것들
지켜야 한다고 했던 규칙들
해주겠다고 한 약속들
그것을 순진하게 믿었던 아이들이 커가며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고
어른들이 보여준 판단 기준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죠
뭐야, 왜 말이 달라? 왜 안 지켜?
왜 우리만 이래야 해? 자기들은 안 하면서
왜 우리는 못하게 해? 자기들은 다하면서
왜 나는 다 감시당해야 해? 자기들은 숨기면서
왜 나만 말 잘 들어야 해? 자기들은 시키면서
왜 자기들 멋대로 다 하면서
우리 보고는 억지로 하래?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이런 생각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데
이 억울함과 답답함, 부당함을
표현하고 개선시킬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이
문을 쾅 닫으며 방에 들어가고
무언가를 말하지 않고 숨기며
짜증내고 몸을 상하게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