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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Jul 20. 2020

명상 일기 _ 200720. 3일차


3일째. 오늘은 오전과 저녁에 두 번 명상을 했다. 왜인지 그제보다는 조금 더 잘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기분탓일까?




명상은 2018년부터 했다. 명상에 관심을 갖던 초반에는 열심히 한 것 같기도 하지만, 뭐랄까 특별한 성과나 효과가 느껴지지 않아서 어느 순간부터 흐지부지되어 왔다. 종종 관련 책들을 사보고 가끔 생각나면 명상을 짧게 하는 정도.

오늘 작업실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명상이 나에게 어떤 큰 효과를 가져다주지는 못하더라도, 매일 매일 하는 것 자체가 소소한 성취감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쁘지 않다. 11분을 투자해서 성취감 하나를 얻다니. 남는 장사군.


요즘 "걷기의 인문학" 책을 보는데 거기에 키에르케고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산책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가 사람들 사이에 끼는 방법, 곧 짧은 마주침이나 지인과 나누는 인사나 들려오는 대화 같은 것에서 희미한 인간적 온기를 쬐는 방법이었다. 혼자 걷는 사람은 주변 세계와 함께 있으면서도 주변 세계로부터 떨어져 있다. 밖에서 구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에서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걷는 일 자체가 이 가벼운 소외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혼자 걷는 사람이 혼자인 것은 걷고 있기 때문이지 친구를 만들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루소와 마찬가지로 키르케고르는 길을 걸으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수시로 가벼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고 그러면서 사유를 펼칠 수 있었다.  
...
"정신에 긴장이 심한 나 같은 사람은 이완이 필요하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사람을 만나는 일은 이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몇몇 사람과 따로 만나는 일은 이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걷기의 인문학, p.48



아직까지는 괜찮다. 앞으로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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