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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집 확인부터 쉽지 않아

임신 5주 차

by 여행하는 과학쌤

이미 생리 예정일이 지난 상태에서 임신 테스트기의 두 줄을 선명하게 보았기 때문에 다음날 바로 병원에 갔다. 당연히 임신 확인서를 받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아기집이 보이지 않았다.


테스트기의 두 줄이 진하고 자궁 내벽이 두꺼운 것으로 보아 임신이 예상되긴 하지만, 확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피검사를 해서 hcg 수치가 높게 나오더라도, 자궁 외 임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1주일 뒤에 초음파를 다시 보긴 해야 한단다. 그래서 따로 피검사를 하지 않고 허무하게 돌아왔다. 초음파비는 보험 처리가 되지 않아서 35000원이 나왔다.


1주일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 날짜를 따져 보았을 때 아기집이 보였어야 했는데 싶었다. 인터넷에서 임신 테스트를 10번 넘게 해 보는 사람들을 보고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싶었는데, 그 심정이 너무나 이해되었다. 임신이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임신 테스트기 결과의 진하기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한 정성적인 비교는 과학적으로 들어맞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런데 뭐라도 하지 않으면 1주일을 기다릴 수가 없는 것이었다.


임신을 하지 않은 지인에게 이번 주도 다음 주도 병원에 간다고 했더니, 내가 유난스러운 것이냐 보통 그렇게까지 자주 가는 것이냐는 물음이 돌아왔다. 임산부에게는 1주일이 너무 긴 시간인데, 다른 시선으로는 1주일이 짧은 간격이구나 싶었다.


결국엔 1주일을 못 채우고 6일 만에 병원에 다시 갔다. 다행히 아기집이 보이고 난황도 보였다. 임신이 확인되었으니 초음파비는 8000원으로 줄어들었다. 아기도 보고 심장 소리도 들으려면 다음번 진료는 너무 빨리 오지 말고 2-3주 뒤에 오란다. 임신 확인서를 받아 들고서도 실감이 잘 나지 않았지만, 2-3주 후가 너무 먼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수정 직후 수정란의 바깥 세포층에서 융모막 세포가 분화한다. 융모막 세포는 자궁 내막으로 파고들며 융모막과 태반을 만든다. 융모막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주머니가 우리가 알고 있는 아기집(임신낭)이다. 한편 수정란의 상배엽 일부는 양막으로 분화하고, 하배엽 일부는 난황막으로 분화한다. 양막 안에는 양수가 차 태아를 직접적으로 보호하고, 난황은 계란 노른자 같은 것으로 태반이 발달하기 전의 임신 초기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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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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