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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원용 Nov 21. 2020

“뇌에 관한 7과 ½개의 강좌”

『맺는말


오래 전에 당신은 바다를 떠도는 막대 끝에 달린 작은 위장이었다. 조금씩 당신은 진화다. 감각 기관을 갖추어 당신이 더 큰 세상의 일부임을 알게 되었다. 그 큰 세상을 솜씨 좋게 돌아다닐 수 있는 신체도 갖추었다. 그리고 그 신체에 필요한 수입지출을 관리하는 뇌를 갖추었다. 그런 두를 갖춘 신체들로 이루어진 집단에서 생활하는 법도 배웠다. 물 속에서 살다가 뭍으로 기어 나왔다. 진화가 일어나는 긴 시간 동안—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혁신과 수많은 동물들의 죽음 후에— 당신은 인간의 뇌를 갖추었다. 그 뇌는 놀라운 일들을 여럿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심각하게 잘못 이해한다.


우리가 감정이라고 느끼는 정신적 경험, 그리고 우리 안에서 다투는 상념들 같은 정신적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내는 뇌

너무나 복잡해서 비유를 통해 묘사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가 그 비유를 지식으로 오해하는 뇌

스스로를 재배선하는 솜씨가 너무 좋아서, 실제로는 배우는 것인데 우리가 온갖 능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뇌

환각을 너무나 잘 만들어서 우리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믿게 하고, 너무나 예측이 빠르기 때문에 예측해서 움직이는 것을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우리가 오해하게 만드는 뇌

보이지 않게 다른 뇌들을 조절하는 솜씨가 너무 뛰어나서 우리가 서로에게서 독립적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뇌

여러 가지 다른 마음들을 만들어 내는 솜씨가 너무 뛰어나서 인간의 본성이 하나 있고 그것으로 모든 마음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우리가 생각하게 만드는 뇌

스스로 발명한 것을 너무나 잘 믿어서 우리가 사회적 실재(social reality)를 자연 세계(natural world)로 착각하게 만드는 뇌


이제 뇌에 대해서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단원들이 많이 남아 있다. 오늘날 최소한, 우리의 뇌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에 대해 약도를 그릴 만큼,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까다로운 일부에 뇌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할 만큼은 안다.


인간의 뇌가 동물의 뇌 중에 가장 큰 것도 아니고, 객관적인 기준에서 가장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우리 것이다. 우리의 강점도 약점도 모두 여기서 나온다. 이것 덕분에 우리에게는 문명을 건설할 능력이 있고 서로를 파괴할 능력도 있다. 이것 때문에 단순하게, 불완전하게, 찬란하게 우리가 인간이다. 』  pp91-92  Epilogue


배럿, 리사 펠드먼 (Barrett, Lisa Feldman)  “뇌에 관한 7과 1/2개의 강좌 (Seven and a Half Lessons About the Brain)" (HMH Books, 2020) #리사펠드먼배럿


https://books.google.co.kr/books?id=_lm_DwAAQBAJ&pg=P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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