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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Nov 18. 2020

다운 패딩이 우리 몸 건강하게 지켜줄까?


패딩 점퍼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모두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패딩 점퍼를 입을 만큼 겨울철 필수 외투가 되었는데요. 패딩 점퍼는 보온을 위한 의복이자 패딩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퀼팅(quilting) 디자인에서 유래했습니다. 


퀼팅이란 천과 천 사이에 부드러운 심이나 솜 같은 것을 넣고 전체를 장식적으로 자봉(刺縫)하거나 부분장식으로서 심을 일부만 넣고 무늬를 돋보이게 한 것을 의미합니다. 또 천과 천 사이에 솜이나 양모, 우레탄 폼 등을 펴 넣고 박음질한 천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퀼팅 디자인은 11세기에서 16세기 동안 유럽의 십자군 원정 때 기사들의 군복에 활용되기도 하였습니다.




패딩은 왜 거위와 오리털로 만드는 것일까? 



옛날에는 모, 면, 깃털, 풀, 나뭇잎 등이 패딩의 충전재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높은 패딩이 선호되었고, 현대에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다운 패딩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수조류(waterfowl)의 깃털을 의미하는 다운(down)은 물새의 겉 털인 페더(feather) 밑에 자라는 솜털을 뜻합니다. 물새의 가슴, 배, 목의 하부, 날개 밑에 주로 솜털이 자랍니다. 


패딩 점퍼 한 벌 안에는 보통 솜털과 깃털이 섞여 들어가는데, 솜털 함량이 75% 이상인 것만 다운 제품이라고 표시할 수 있습니다. 새 한 마리에서 나오는 솜털의 채취량은 많지 않아, 한 벌을 완성하기 위해 보통 거위나 오리 20~30마리의 분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다른 새도 아니고 거위나 오리 같은 수조류의 솜털만 쓰이는 것일까요?


닭이나 타조 같은 새들은 솜털이 없고, 깃털이 있으나 이 깃털들도 상대적으로 억세서 점퍼의 충전재로 쓰기 어렵습니다. 또한 오리와 거위의 경우, 육지에 사는 닭, 타조 등과 달리 물속에 몸을 담그기 때문에 쉽게 체온을 빼앗길 수 있어 목 아랫부분, 가슴, 배 아랫부분, 날개 아랫부분에 솜털이 돋아납니다. 


솜털의 경우, 털이 가늘고 가벼우며, 마치 민들레 씨처럼 수많은 보푸라기가 뻗어 나와 동그란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보푸라기들이 공기를 머금어서 체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무엇보다 패딩 안 솜털의 상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솜털 사이에 공기가 갇혀있는 ‘공기방’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공기방은 바깥의 찬 공기를 막고 안쪽을 따듯하게 해 줍니다.




패딩 입을수록 떨어지는 체온조절능력? 

러시아, 캐나다, 북유럽 등의 겨울철은 영하 20℃ 이하로 내려갈 정도로 춥습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이런 지역에서 추위를 이겨내려면 얼굴을 덮는 후드가 달린 다운 파카, 두 겹의 바지, 내복, 스웨터, 양모 장갑 등을 착용하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이 -6∼3℃ 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겨울철을 나는 데는 거위·오리 솜털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출처: 기상청 – 국내기후자료


의류의 보온성은 '클로(Clo)'라는 단위로 나타냅니다. 바람이 초속 0.1m로 불고 주위 온도가 21도일 때 사람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보온 상태를 1클로로 정의합니다. 0클로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를, 2클로는 영하 10도에도 따뜻한 의복을 입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꺼운 패딩의 보온력은 그 자체로 1클로가 넘습니다.


어려서부터 과도하게 두꺼운 옷을 입으면 우리 몸의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서울대 의류학과 최정화 명예교수가 1992년 전국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겨울철 옷을 따듯하게 입는 학생이 옷을 적게 입는 학생보다 감기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옷을 두껍게 입기 때문에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었고, 그와 비례해 학생의 면역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옷 입기 전략


옷을 얇게 입는 것은 추위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줍니다. 옷을 가볍게 입으면 옷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고 신체의 체온조절능력이 강화됩니다. 추위에 피부가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체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여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고 손가락 끝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따듯한 혈액이 피부 표면으로 전달됩니다. 이때부터는 우리 몸이 추위에 적응돼 통증이 사라지고 추위를 이겨내게 됩니다. 


물론 무작정 겨울철 옷을 얇게 입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열 손실이 적은 몸통 부위는 두껍지 않게 옷을 입고, 공기와 접촉면이 넓은 얼굴과 손, 발은 따뜻하게 하면 옷을 얇게 입고도 추위를 적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체중당 표면적의 비율이 높은 어린이는 세심한 체온관리가 필요합니다. 청소년기 이전의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체구는 작지만 체형은 비슷하여 체중당 표면적의 비율이 훨씬 큽니다. 그만큼 추위에 노출될 때 몸 밖으로 열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전략적인 옷의 착용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11월이나 12월 초, 3월 초 얼음이 얼지 않는 영상의 기온에서는 아이의 옷을 가볍게 입혀 아이가 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는 손과 발의 보온에 주의를 가져야 합니다. 


다운 패딩을 만들기 위해 오리나 거위를 산 채로 붙잡아 털을 뽑는 경우도 있어, 동물 학대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겨울부터는 옷을 조금 가볍게 입고 활동량을 늘려 몸의 체온조절능력도 키워보고 동물 보호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문헌>
ㆍ 김영빈, 장원, 김기림, 김시연, 백윤정, 이주영, 2015, 공기주입형 의복의 보온력 측정 및 다운재킷의 보온력과의 비교, 한국의류학회지, 39(1) pp.55-62.
ㆍ 송준섭, 2015, 두꺼운 패딩 벗어야 겨울 추위 이긴다, 과학동아 1월호, pp.150-154.
ㆍ 우아영, 2018, 요즘 ‘핫’한 롱패딩, 과학동아 1월호, pp.34-35.
ㆍ 최정화, 2013,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패딩의 표현특성, 한국의류산업학회지, 15(1) pp.1-11.
ㆍ http://super.textopia.or.kr
ㆍ https://www.weather.go.kr/weather/climate/average_south.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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