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어렵습니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고 힘이 듭니다.
내향적인 성격 때문일까요. 사람이 많은 자리에 가는 것을 안 좋아합니다. 애써 친한 척, 애써 아는 척, 애써 즐거운 척 하다보면 진이 빠져 나갑니다. 가끔은 군중 속 고독에 빠지기도 하죠. 그러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모임을 만들고 있으니 참 일이란 게 대단합니다.
조금 이상한 취향 때문일까요. 공통 관심사를 찾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TV는 안 본지 오래입니다. 연예인은 관심 없고 잘 모릅니다. 음악은 나이와 맞지 않는 80~90년대의 그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영화는 B급을 좋아합니다. 대개 극장에 개봉하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사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일 이야기인데, 이건 혼자 폭주하면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개는 조용히 있습니다.
직업 탓을 좀 해볼까요. 기자라는 직업이 갖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사석에서 새로 만나는 어떤 분들은 “지금 이야기하는 거 기사로 나오는 거 아니에요?”라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던집니다. 농담이라기엔 별로 웃기진 않지만, 제가 생각해도 기자와 편하게 만나서 편하게 이야기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스스로 마음의 벽을 만듭니다. 웬만해선 형동생은 하지 않습니다. 먼저 친한 척도 안 하고요.
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친해진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넘치는 감정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하지 못합니다. 원체 과한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성격 탓일까요. 조금 더 과해도 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합니다. 이런 저의 행동이 가끔은 오해를 낳기도 하더군요. 누군가에게는 감정의 균형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을 테니까요.
이 글은 소중한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참 부족함이 많은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요. 감정 표현은 여전히 서툰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요. 가끔은 감정선이 넘치는 이상한 글을 남기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저도 조금은 더 누군가의 감정에 맞춰 솔직해지려고 합니다. 조금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