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배엔 GS리테일이 있습니다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월 12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엄지용입니다. 커넥터스가 다음주 일본 후쿠오카로 워크샵을 떠납니다. 아직 작은 미디어로 분에 찬 해외 워크샵을 떠나게 됐는데요. 모두 지난해 저희 성장에 도움을 준 독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2박 3일 일정 동안 올 한 해 커넥터스의 성장 방향을 머리 맞대고 고민할 예정인데, 독자 여러분에게도 도움 되는 변화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독자 몇 분에겐 벌써 워크샵 소식을 공유하기도 했는데요. 혹시 일본 커머스나 물류 관련 콘텐츠가 올라오느냐는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송구하게도 콘텐츠 관련해선 아직까진 별다른 계획이 없습니다. 소소한 후기 정도 뉴스레터를 통해 공유하지 않을까 싶은데, 독자 여러분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면 당연히 콘텐츠로 만들 생각입니다. 저희가 기연을 만나길 응원해주세요. 가끔씩 휴가 중에 만난 인연이 괜찮은 콘텐츠로 연결되기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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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하자면 저희가 워크샵을 떠난다고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하는 콘텐츠가 멈추진 않습니다. 물론 일본까지 가서 현지에서 글을 쓸 생각은 없지만요. 이번 주에 다음 주 전달할 콘텐츠를 미리 쌓아 놓는다는 생각으로 두 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는 저에게 일본식 곱창전골 ‘모츠나베’의 도시로 기억되는데요. 현지에선 잘 먹고, 보고, 또 의미 있는 이야기 나누고 돌아오겠습니다. 이어지는 오늘의 뉴스픽은 신승윤님이 전합니다.
GS리테일이 ‘퀵커머스’에 진심이라는 이야기는 여러 번 했습니다.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2등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한 것은 이미 유명하죠. 인수 이후 요기요가 GS리테일과 협력하여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를 본격화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직접 물류 공간을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하는 B마트의 방법을 그대로 따왔던 1세대 요마트와 다르게,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매장 네트워크와 상품을 활용한 에셋 라이트(Asset Light)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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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가 최근 GS리테일과 협력한 두 번째 퀵커머스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3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요편의점’입니다. 앞서 시작했던 요마트가 GS리테일의 슈퍼마켓 브랜드를 활용했다면, 요편의점은 GS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GS25 전국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합니다.
요기요 측은 ‘요편의점’을 전국 어디서나 편의점 상품을 1시간 내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라 소개했는데요. 또 주변 포장 가능 편의점을 선택해 포장 주문도 가능합니다. 최소 주문 금액은 1만원(포장시 최소 주문 금액 없음), 기본 배달비는 3000원으로 설정했고요.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니다.
요편의점은 이달 전국 GS25 매장 500개를 거점으로 시작했습니다. 상반기 안에는 약 600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고요. 궁극적으로는 1만개 이상의 매장을 통해 배달·포장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요편의점은 요기요의 배달·포장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GS리테일의 전국 기반 유통망 등 협업 시너지를 집약해 만든 퀵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양사의 핵심 역량을 극대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주문 경험과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업계 유일한 전국 단위 퀵커머스 인프라를 바탕으로 요기요에선 누구나 편리한 즉시배송 서비스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박우현 요기요 신사업본부장
근데 요기요를 좀 사용하셨다 하는 분들은 마음 한 편에 궁금증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요기요는 앱내 ‘편의점/마트’ 탭을 통해 편의점 배달을 했거든요. 심지어 동일한 탭을 통해서 GS25 편의점도 배달하고 있었죠. 달라진 건 무엇일까요?
일단 겉으로 보이는 변화부터 살펴보면 과거 ‘편의점/마트’ 탭은 ‘스토어’ 탭으로 이름이 바뀐 채 아직 살아있습니다. 여기서는 편의점, 슈퍼마켓뿐만 문구, 화훼, 반려동물용품 등을 취급하는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고 있고요. 스토어 탭 안에서도 과거 편의점/마트 탭처럼 여전히 GS25, GS더프레시와 같은 GS리테일의 유통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홈플러스익스프레스처럼 GS리테일 경쟁사의 유통채널도 함께 노출되지만요.
반면 ‘요편의점’은 GS25 편의점의 상품만 노출되는 전용 탭입니다. 요기요 이용자 입장에서는 편의점 배달을 필요로 할 때 요기요 메인에 뜨는 요편의점 버튼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요. 이곳에서 사용자 주변 배달 가능한 GS25 편의점을 모아 자동으로 노출해 줍니다. 요기요가 요편의점 전용 쿠폰을 발행하기도 하고요.
그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뒷단 배달 프로세스의 변화는 있을까요? 라스트마일 물류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주문 이후 발생하는 프로세스의 변화나 전담 배송 조직 선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기존 편의점 배달과 마찬가지로 요편의점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정보를 계약된 복수의 배달대행사로 전달하고요. 이후 이륜차 배달 라이더 배차와 배달이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요편의점 출시와 관련해 라스트마일 배송업계에 새로운 소식이 돌진 않았습니다. 특정 전담 배송 사업자가 선정된 사실도 확인할 수 없었고요. 앞단 주문 채널만 요편의점으로 변경된 듯한데요. 이를 통해 GS리테일이 얻는 효과는 결국 ‘노출’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편의점/배달 탭과 구분된 별도 탭을 요기요에 마련함으로 GS25 편의점을 타 편의점보다 더 많이 노출하여 매출을 올리는 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 현직 라스트마일 물류업계 관계자
정리하자면 요편의점은 요기요와 쩐의 관계가 얽힌 ‘GS리테일’ 유통채널의 온라인 노출 강화를 위해 마련된 전용탭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GS리테일 측은 요편의점 론칭을 통해 퀵커머스를 필요로 하는 요기요 이용자에게 기존보다 개선된 UI/UX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고요.
요편의점 론칭으로 GS리테일이 보유한 모든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요기요’의 접점이 만들어졌습니다.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온라인 트래픽 유입을 위한 접점으로 요기요를 활용하여 각각 ‘요편의점’과 ‘요마트’로 구축한 것이죠. GS리테일 측은 요마트에 이어 론칭한 요편의점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마트와 요편의점은 서로 다른 상품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편의점에서는 GS25에서만 판매하는 도시락, 간편식, 샌드위치, 김밥, PB 상품을 퀵커머스로 만나볼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죠. 또 요마트와 요편의점은 서비스 타깃이 서로 다릅니다. 요마트가 3~4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장보기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면요. 요편의점은 당장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기 원하는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합니다. GS더프레시와 달리 GS25 편의점은 원룸 밀집 지역에도 촘촘히 포진돼 있고요. 특히 편의점 먹거리를 선호하는 10~20대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GS리테일 관계자
물론 GS리테일에게는 요기요뿐만 아니라 ‘전용 온라인 배달앱’도 존재합니다. 심지어 요기요 인수 전부터 ‘주문 채널’과 ‘배달대행 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죠. 전용 배달앱으로는 ‘우리동네GS’라는 이름의 앱에서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의 통합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전용 배달대행 앱으로는 ‘우리동네 딜리버리’라는 이름으로 크라우드소싱 기반 일반인 배송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GS리테일이 자체앱이 있음에 불구하고 ‘요기요’ 앱을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GS리테일을 위한 온라인 판로를 구축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아직까지 GS리테일 자체앱보다 ‘요기요’의 트래픽이 크고요. 당연히 요기요까지 활용해야 더 많은 온라인 매출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채널에 유입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GS리테일이 굳이 컨소시엄을 구축해 요기요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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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선 요기요의 ‘요편의점’ 출시를 경쟁 퀵커머스 서비스를 견제함과 동시에, 요기요 인수 효과를 증명하고자 하는 GS리테일의 시도라 해석했습니다. 특히 기존 GS리테일이 이미 편의점 배달망을 운영했던 만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빠르게 성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 평했습니다.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 시너지를 증명하기 위해 서둘러 다음 사업을 준비한 듯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요기요 이용자를 GS리테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겠죠. 요마트를 활용해 요기요 이용자를 GS더프레시로 유입시켰던 시도처럼요. 게다가 편의점 배달은 요기요가 오래전부터 이미 하고 있던 비즈니스잖아요. 그러니 별도의 투자 없이 요편의점이란 이름의 신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요편의점 출시 작업은 새롭게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역할을 담당해야 했던 요마트의 GS더프레시보다 훨씬 수월했을 거예요”
- 현직 유통업계 관계자
한편,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연이은 퀵커머스 확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S리테일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24 등 슈퍼마켓, 편의점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달아 퀵커머스 관련 사업 소식을 경쟁적으로 내걸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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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퀵커머스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평가받는 기업은 단연 ‘배달의민족 B마트’입니다. 별도의 물류 공간 MFC를 구축하여 상품을 직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죠. 우아한형제들의 상품 매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B마트의 성장세를 추정할 수 있는데, 2019년 507억원, 2020년 2173억원, 2021년 4207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서울·경기지역을 넘어 부산 지역 B마트 운영까지 재개한 바 있죠. B마트는 배달의민족의 약 60%에 달하는 배달앱 점유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요.
유통업계에선 GS리테일이 B마트와 퀵커머스로 경쟁하기 위해선 이미 존재하는 전국 매장의 상품을 활용하기에 인프라 투자비용이 덜 드는 ‘에셋 라이트’ 구조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합니다. 결국 GS리테일 스스로가 강조하고 있듯 빠르게 전국 단위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는 확장성이 GS리테일의 경쟁력이 될 텐데요. 단순히 확장하는 것 이상으로 퀵커머스 시장 수요와 지속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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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돌아온 엄지용입니다. 신승윤님이 GS리테일의 에셋 라이트 퀵커머스 이야기를 했으니 관련된 내용으로 이어가봅니다. 사실상 요즘 한국에서 ‘에셋 라이트’라는 키워드를 열심히 밀고 있는 장본인은 네이버인데요. 요마트가 기존 매장 인프라를 활용함으로 직접 물류의 B마트와 대척점을 만들었듯, 네이버는 물류 연합군을 구성하여 직접 물류의 쿠팡 로켓배송과 대척점을 만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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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네이버가 물류 서비스 구축을 위해 벤치마킹한 업체 중 하나가 ‘쇼피파이’인데요. 지난해 쇼피파이가 물류기업 투자와 인수합병에 수조원 상당의 비용을 쓴 것은 혹시 아시나요? 쇼피파이의 물류 전략 변화를 네이버 물류 자문교수이기도 한 송상화 인천대 동북물류대학원 교수가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물류산업 성장의 문법이었던 ‘규모의 경제’가 왜 에셋 라이트 네트워크 구조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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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네이버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브랜드’와 ‘D2C(Direct to Customer)’입니다. 브랜드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분석, 마케팅, 물류 등 커머스 솔루션 도구를 네이버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맥락이죠. 지난달 네이버가 시작한 ‘도착보장’ 솔루션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은 강조됐는데요. 관련해서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담당 리더의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가 하나 있어 큐레이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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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편에서 과거 네이버 커머스의 성장을 이끌었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한 네이버쇼핑 검색 알고리즘과 맞물리는데요. 네이버는 판매자들의 어뷰징을 막기 위해 알고리즘을 개편했지만, 판매자들 중에서는 말 못할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요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겪고 있는 혼란과 불안, 그리고 점차 흑화되고 있는 어뷰징의 진화 과정을 커넥터스가 듣고 정리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네이버쇼핑 검색 알고리즘 대격변, 혼란에 빠진 셀러들, 커넥터스]
마지막으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에셋 라이트 방식의 풀필먼트 전략을 채택한 카카오스타일의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지난해 8월 시작한 당일배송 방법론도 최근 커넥터스가 취재했는데요. 지그재그의 새로운 당일 및 새벽배송 물류 파트너로 선정한 기업은 2021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업체 ‘딜리버스’였습니다. 왜 지그재그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와 오늘의픽업이 있음에 불구하고 ‘딜리버스’를 선택한 것일까요? 정사와 야사가 있는데, 모두 정리했습니다. 신승윤님이 ‘딜리버스’ 배송기사로 직접 일하고 살펴본 현장의 모습과 함께 말이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지그재그 직진 당일배송 누가 할까? 현장 속으로, 커넥터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는 일본에서 독자 여러분께 뉴스레터를 전할 것 같은데요. 혹시 일본을 잘 아는 독자 여러분이 있다면 유통 및 물류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현지 매장이나 음식점 추천 부탁드릴께요. 반 정도는 관광(...) 때문이지만요. 겸사 둘러보고 의미가 있는 곳은 현장 분위기를 스케치해서 독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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