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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Aug 07. 2020

나의 특별한 능력은 무엇인가?

누구나 저마다의 재능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의 특별한 능력은 무엇인지? 새벽 4:50에 일어날 수 있는 능력, 자기 관리를 잘하는 능력, 마라톤을 완주하듯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끝까지 해내는 능력?


그 무엇보다도 나의 특별한 능력은 "웃기"이다. 남을 "웃기기"는 엄청 어렵지만 내가 "웃기"는 참 쉽다.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동료 한 명이 이직을 하게 되었다. 출근 마지막 날에 그와 함께 회사 내의 바에서 술자리를 함께 했었다. 그는 내게 한 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내가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고 스트레스도 많았을 텐데 인상 쓰지 않고 항상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었다. 그 웃음 가득한 얼굴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토스트 마스터즈라는 영어 스피치 클럽에 가입해서 6년간 활동을 했었다. 한 달에 두 번씩 모여서 각자 주제 하나를 골라 5-7분 동안 스피치를 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스피치의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평가에서 내가 스피치를 하면서 웃는 모습이 좋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 


집에서는 주로 딸내미를 웃기려고 노력한다. 일전에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넌센스 퀴즈야. 맞춰봐. 석유가 중동에서 한국까지 오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잠시 침묵했다. 딸은 곰곰이 생각을 하는 듯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 내가 말했다. "5일. 석유는 영어로 오일이니까." 딸이 말했다."재미없어. 아재개그야."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남을 웃기기는 정말 어렵다.                       


우리가 잘 웃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 마음 안의 욕망과 두려움이 큰 이유가 아닐까? 뭔가를 잘하고 싶은 욕망,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망, 돈방석에 앉고 싶다는 욕망. 일이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누군가에게서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 쉽지는 않지만 그런 욕망과 두려움을 조금씩 내려놓으면 조금 더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며 긴장을 많이 했다. 승진하고 싶다는 욕망, 회사 상사와 동료들에게 감탄을 주고 싶다는 욕망, 추진하는 일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등. 지금은 어느 정도 내려놨다. 승진의 욕심은 버렸다. 회사 상사와 동료들을 감탄시키려고 그리 노력하지 않는다.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라는 마음 가짐을 갖고 있다. 그랬더니 예전처럼 회사 일을 하면서 긴장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옛날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매년 새해 인사를 건넬 때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식상한 인사를 되풀이했다. 그러다가 다른 좋은 인사가 없을까 하고 고민을 했다. 한참 동안의 고민 후에 마침내 찾았다. "새해는 올 해보다 조금 더 많이 웃으세요" 그 이후로 이 말은 나의 새해 인사가 되었다. 


어제보다 1% 더 웃는 오늘이 되고, 오늘보다 1% 더 웃는 내일이 되길 빕니다. 나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이렇게 계속 매일 1%만 더 웃으면 1년 후에는 오늘보다 37.78배 더 웃을 수 있습니다. 1.01의 365 제곱은 37.78 이니까요. 믿기 힘드시죠? 직접 계산기나 엑셀로 계산해보세요. 진짜로 그렇게 나옵니다. 1년 후의 많이 웃는 날을 향해 오늘부터.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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