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유신 Scott Park Sep 15. 2020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지난 한 달간을 돌아본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언제 내가 행복했는지?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다.


지난 주말에 친한 지인분들과 함께 시드니의 해안가를 따라서 약 두 시간 반을 걸었다. 완연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화창한 날씨, 바라보는 곳마다 가슴속에 새겨지는 사진 한 컷의 풍경, 좋은 분들과의 대화, 땀 흘리고 마시는 차가운 생맥주의 맛.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아침에 모닝커피를 사러 가면서 딸과 함께 하는 산책, 저녁이 있는 삶에서 나아가 점심이 있는 삶 - 평일 점심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다니.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새벽에 일어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글을 쓴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오전 회사 업무를 마치고 12시쯤 되면 노트북을 닫고, 색소폰을 꺼내 삑사리를 내면서 연습을 한다. 동네 한 바퀴를 달리면서 땀을 흘린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오후 회사 업무를 마치고 거실 소파에 편안히 앉아 맥주나 와인을 마신다. 쌉쌀한 첫 모금의 맛.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이 행복하다.


시드니는 9월에 봄이 시작된다. 이제 더 이상 아침의 찬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 봄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쬔다. 집 정원에는 분홍빛 동백꽃, 빨간 철쭉꽃, 하얀 스타 재스민 꽃이 하루가 다르게 피고 있다. 스타 재스민의 진한 꽃내음이 바람을 타고 가슴속으로 훅 들어온다. 나뭇잎들도 추운 겨울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꽃나무들의 배경으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있다. 누가 음향감독인지는 모르겠지만 새소리도 절묘하게 들려온다.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자연을 바라보면서 행복을 느낀다. 행복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사소한 일에 감사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아무런 조건 없이 행복한 하루를 만들자고 나에게 속삭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