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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Oct 08. 2020

시드니 - 어떤 스페셜티 커피숍

다른 사람과 꼭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평생 얼마나 많은 카페를 가봤을까? 수백 곳 아니 수천 곳? 머릿속 기억을 더듬어본다.


진한 아이스커피인 '카페쓰어다'가 일품이었던 베트남 콩카페,

후덥지근한 날씨에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아이스커피가 맛있었던 그리스 산토리니 커피 아일랜드,

맥도널드와 롯데리아 햄버거는 진짜 햄버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뉴질랜드 남섬 시골 길가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카페.



주위의 몇몇 분들은 미묘한 커피 맛의 차이를 잘 구별해낸다. 근데 나는 별로 예민하지 않은 미각을 갖고 있다. 심하게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면 웬만한 커피는 다 맛있게 즐긴다.

  

지난달에 딸과 함께 시드니의 한 스페셜티 커피숍을 처음으로 가봤다. 쇼핑 빌리지에 있는 평범한 인테리어의 카페였다. 평소에 마시는 대로 쏘이 플랫화이트를 시켰다. 커피 맛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이전에 스페셜티 커피들을 몇 번 먹어봤는데, 값만 비싸고 나의 덜 떠어진 입맛에는 그게 그거였기 때문이었다. 


금방 나온 커피의 첫 번째 한 모금을 마셨다. 앗, 이럴 수가. 이번에는 예전에 마셨던 스페셜티 커피와 확연히 달랐다. 커피의 쓴 맛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부드러움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모금에서 느꼈던 맛이 그대로 다시 느껴졌다. 시드니에서 10년 동안 마신 커피 중 단연 최고의 커피였다. 딸과의 데이트라서 더욱 맛있었을까?

              



아내는 미묘한 커피맛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아는 주위의 몇몇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 행복해한다. 열흘 후면 아내의 생일이다. 아내에게 이 스페셜티 커피를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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