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행정구역과 킹스턴의 입지
런던에서 사람이 온다고 했을 때, 구글에서 ‘킹스턴’을 검색해보면 킹스턴이라는 기술업체나 캐나다와 호주의 킹스턴만 검색 상위에 나왔었다. 이거 있기는 있는 기관이야?’라는 마음을 슬~품었던 기억이 있다.
게다, 우리는 정확하게 행정기관 그러니까 서울시청과 서울시의회는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는데 자꾸 Kingston Council이라길래, ‘지금 의회라는 거야? 시청이나 구청이라는 거야?’ 참 이해가 안 되었었다. 그에 따라 우리 측에서 대응해야 할 조직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질문을 들은 사람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매한가지였을 것이다.
또 이해가 참 안 되던 것 중 하나가 보아하니, 위계로 봤을 때 런던시 하위에 있는 구(區) 같고 행정적 구역으로는 Borough니까 구청장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왜 자꾸 본기관의 기관장을 Mayor라고 하는 지도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처음 연락이 왔던 한인분이 킹스턴시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행정 위계에 민감한 입장이기에 굳이 킹스턴구라고 격 조정을 해서 이메일 답장을 했었다.
그렇게 무지한 채로 무지한지도 모르고는 런던에 도착했다. 행정일을 10년을 했는데도 영국 중학생보다 행정체계를 모른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 사는 사회니 비스끄리무리한 것 같으면서도 이상야릇하게 1도 모르겠는 상태, 뭘 모르는지 몰라서 물어볼 수도 없는 새롭고도 놀라운 경지의 무지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제부터, 갈팡질팡 재미난 런던의 행정구역과, 통일성 없는 정치구조에 대해서 킹스턴과의 연관 고리를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 보자.
지난 여름, 한인타운 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 한인 공청회를 개최하여 여러분들을 만나보니, 런던에 오래 살아도 특별한 기회 없이는 런던의 행정구역을 당연스럽게 알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은 몇 개 구로 구성되어 있나요?"라는 질문에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말이다. 특히, 관광객이 흔히 런던이라 생각하는 범주는 Lord mayor가 별도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중심지인 City of London, 의회가 있는 웨스터민스터구와 시청이 있는 사우스워크구 정도이다. 우리로 치면 경복궁이 있고, 주요 관광지가 있으며 국회와 서울시청이 있는 종로 같은 곳 말이다.
GLA라는 약칭을 쓰는 런던시청의 정식 명칭은 Greater London Authority인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이름이 집약적으로 런던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왜 Greater냐?, City of London뿐만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는 32개 구청을 포함한다는 의미로 Greater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전에도 Greater London이라는 표현이 쓰여왔다고는 하지만, 3년 간의 조정 과정을 거쳐 1963년 런던시 조례(The London Governement Act 1963)에 의해 공식적으로 Greater London이 공표되고 1965년부터 시행되게 된다. 그 32개의 구청들은 12개의 Inner London과 20개의 Outer London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지역들을 아우르는 상위 행정 기관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GLA의 전신이라 할 수 있고 1985년 해체된 GLC(Greater London Council)와 같은 성격의 런던 최고 행정 기관인 GLA가, 1999년 지방정부 법에 근거하여 2000년에 다시 출범하게 되고 그 체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 이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 총리 Boris johnson이 선출 런던 시장직을 역임하였다.
정치 가문에서 정치인이 나는 영국에서, 놀랍게도 파키스탄 이민 2세대인, 노동당 소속 Sadiq Khan이 현재 그 후임 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Sadiq Khan의 런던시장 선출은, 모하매드라는 무슬림 이름이 2019년 런던 8개 구에서 가장 많이 신고된 신생아 이름이라는 재미있는 데이터와 함께, 이민자가 50%인 런던에서 무슬림 인구와 그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일이다. 파키스탄 출신 Sajid Javid가 2012년 이후 2020년 2월까지 수년에 걸쳐 내무부 장관과 재무부 장관을 지낸 것도 눈여겨볼 포인트이다.
이제, 애정하는 런던 시골 킹스턴으로 눈을 돌려보자. 킹스턴은 런던 서남부 지역에 위치한 부유한 도시로, 앞서 설명한 20개 Outer London 중 하나이다. 영국에 살면서 주소를 기입하다 보면 City란에 London을 쓰고도 County를 써야 하는 공란이 있어서 늘 고민을 하다가 "(필수로 채워야 한다는 의미인) *가 없으니까~"라며 비워놓곤 했다. 나중에서야 동네 어르신이 "예전에 여기가 Surrey 지방이었어~"하시며 자연스럽게 주소에 Surrey를 붙이시는 것을 보며 이해의 퍼즐이 맞아 들어가게 된다.
Surrey 지방은 경기도와 유사한 지역으로 킹스턴은 과거엔 Surrey 지방에 속했다가 1965년에 Greater London으로 편입된 것이었다. 우리 어르신들은 지금의 서울 양천구가 경기도 양천군이었다가 서울로 편입된 것을 잘 알고 계시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생경한 일이듯, 런던도 서울처럼 정치적 계기로 경기지방에 해당하는 곳들을 런던으로 편입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재미난 것이, 아직도 우리로 치면 경기도청에 해당하는 Surrey Council이 만날 옮긴다 옮긴다 말만 하고 여전히 킹스턴 시내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경기도민이 행정업무를 보려면 서울에 와야 하는 셈이다.
런던에 놀러 가면 Outer 런던도 가보세요! 영국인의 진짜 보통의 삶이 느껴지는 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