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느끼는 영국문화(1) 누가 느리다고 했나 영국
떠나온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한번 연락도 없던 Duncan은 본인이 급해지니 1년도 더 된 일에 슬프다는 운을 띄우며 어제 연락이 왔다.
영국을 가기 전에 깨달은 건, 영국사람들은 미치도록 느리다는 것이었다. 충격에 가까웠다. 비자 스폰서를 받을 때는 그 느림이 심지어 두려움이 되어 조마조마함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었으니 그 전에 스폰서쉽을 받지 못하면 2주에서 한달은 족히 아무런 연락이 되지 않을 수 있었기때문에 더 그랬다.
영국을 가서 깨달은 건, 정말 느리다는 것이었다. 속이 터져나갈 것 같고 ‘이래서 일이 되나?’ 싶고, ‘왜 답은 없나?’ 싶은 건 영국 밖에서만의 오해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하기 싫거나 애매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무응답으로 대응하는 게 문화였다. 한번 메일을 보냈을 때 대답이 오는 경우는 본인이 꼭 대답을 해야하는 경우나 관심있는 경우이다. 이런 기반의 문화가 있으니 독촉하지 않는 요구는 없는 요구와 같은 것이었다.
영국에서 일하며 깨달은 건, 영국 사람들이 절대로 느리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중요한 데에는 정상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그들이 느리면, 뻐꾸기 시계처럼 시시때때로 콕콕 쪼아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