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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ribblie Oct 27. 2020

남사스럽게 그러지 말자. 가을을 탄다니

2020년 평범한 패배자들을 위한 가을 위로

가을을 탄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니

남사스럽다.


없었던 일이 새로 생긴 것도 아니고

대체 왜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냐.


지난 여름 뜨겁게 들끓었던 일들은 앞으로 평생을 메고 가야 하는 일이니

그림 한 장, 글 한 자로 살짝 덮으며 지내오고 있었던 것이 바뀐 것도 아닌데


새삼스레 귀국했던 때처럼 다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황망해하며

이 나이에 갑작스레 이유도 없는 심경의 변화라니,

정말 단연코 가을 탄다는 말을 붙이고 싶지 않다.


가을 탄다는 건 나름 한가롭던 이십 대 초반에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우습다.

그러지 말자, 가을을 탄다니.


그렇게 나를 위로하고자 ‘나를 위한 대충 그림’을 그렸다.

2020년 평범한 패배자들을 위한 가을 위로 @20.10.26.


하지만 위로가 되지 않아, ‘대충 글’도 써본다.

어쩌면 나처럼 가을 탐에, 어이없고 남사스럽다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끄러운 자가 또 있을지도 모르니...

함께 부끄러워하자며 :)


가볍디 가벼운 그림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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