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그 반대에 대해 말해 본다

by 김서니

사랑? 이렇게 익숙하면서 정의 내리기 어려운 단어도 몇 없다. 아는 데 모르겠는 이 사랑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궁리해도 이렇다 할만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뒤집으면 알 수 있을까 싶어 반대말을 확인해 본다. 그런데 또 막힌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인가, 무관심인가. ‘당연히 미움일 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고 무관심이다.’라는 신선하지 않은 답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귀에 박히도록 들어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라고 한다지만, 어째서 무관심인가? 그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조금 더 깊숙이 미움과 무관심으로 들어가 본다.

연인, 가족, 친구 사이에 사랑이 존재한다. 이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사랑이고, 끊어지게 하는 건 미움보다는 무관심이다. 미움은 어떻게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감정 상태다. 잊지 않기 때문. 그러나 무관심은 그렇지 않다. 내 삶에서 그를 지운다.


미움은 그 안에 사랑이 있다. 상대에게 왜 실망하겠는가, 기대했기 때문이다. 왜 배신감을 느끼겠는가,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관심은 말 그대로 무(無), 텅 비어있다. 상대에 대한 무관심은 ‘이 사람과 나 사이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음’, ‘관계없음’의 또 다른 말이다.


‘사랑’의 반대가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면.

행위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상대를 미워‘하는 것’보다 상대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의 반대라고 이해한다.


사랑의 반대가 왜 무관심인지 알았으니, 사랑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서로 이어져 있고, 서로에게 얽혀있고, 서로가 서로를 이루고 있고, 서로가 서로로 채워져 있다고.

그러므로 피 한 방울 없이 떼어낼 수 없는 관계가 사랑이지 않을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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