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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니 Sep 13. 2024

벽돌책 요약하기 2 - 죄와 벌 (하)


1권(상)에 이어, 2권(하)을 요약해 올립니다. 


[1권 요약글]




4부 - 구원의 존재


로쟈의 방으로 찾아온 스비드리가일로프. 루쥔과 결혼 예정인 두냐의 소식을 듣고 그녀에게 1만루블을 줄테니 루쥔과의 혼담을 깨라 부탁한다. 두냐에게 더이상 마음이 없다는 말은 덤. 하지만 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는 로쟈는, 그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없다. 


예정된 루쥔과의 저녁 식사에 참석한 로쟈. 이성적이고 똑똑하며 주도적인 인물 두냐는 로쟈와 루쥔을 화해시키려 하지만 실패한다. 루쥔의 밑바닥을 보고 실망하며 결혼은 없었던 일로 하기로. 로쟈의 뜻대로 일이 해결되고, 그는 당분간 자신을 찾지 말라 어머니와 두냐에게 말한다. 라주미힌에게 그녀들을 맡기고 그는 소냐에게로 향한다.


라주미힌은 평생토록 이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라스꼴리니꼬프의 타는 듯이 날카로운 눈동자는 매 순간 더욱 강렬해져서, 그의 영혼을 꿰뚫어 영혼 속까지 다다를 것 같았다. 문득 라주미힌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 그들 사이에 일어난 것 같았다……. 어떤 상념이 마치 암시처럼 스쳐 지나갔다. 뭔가 무시무시하며 끔찍하고, 갑자기 두 사람 모두가 이해하게 된 그런 어떤 상념이…… 라주미힌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해졌다.


피 한방울 안 섞인 가족을 위한 소냐의 희생은 매춘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성스러워보이게 까지 한다. 그녀의 발에 입맞추는 로쟈. 소냐에게 성경을 읽어 달라 말한다. 그 대목은 라자로의 부활. 


「나는 당신에게 절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고통에 절을 한 거요.」

(…)

남은 양초는 비뚤어진 촛대 위에서, 이 가난한 방에서 영원한 책을 읽기 위해 기묘하게 만난 살인자와 매춘부를 희미하게 비추며, 이미 한참 전부터 꺼져 가고 있었다.  

(…)

「내게는 이제 당신 한 사람뿐이야.」


다음날 전당포에 맡긴 물건을 찾기 위해 예심판사를 찾아간 로쟈는 그의 간계에 흔들리고 만다. 대화가 극에 치달을 무렵, 칠장이 니콜라이가 등장해 자신이 노파를 죽였다 고백한다. 계획이 어그러진듯 예심판사는 로쟈를 보낸다.


집으로 돌아온 로쟈에게, 자신을 ‘살인자’라 칭했던 신원불명의 사내가 찾아온다. 그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 로쟈는 자신을 공포에 빠뜨린 그가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는 걸 깨닫는다. 


이렇게 해서 어제의 모든 공포는 해결되었다. 그는 자기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파멸할 수도 있었고, 스스로 파멸을 자초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등골이 오싹해졌다.



5부 - 죄의 고백


두냐에게 문전박대를 당하듯 쫓겨난 루쥔.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고민이 깊어진다. 상황을 반전시킬 계략을 꾸미던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함께 방을 쓰고있는) 레베쟈뜨니꼬프에게 소냐의 방문을 요청한다. 그리고는 소냐의 가정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10루블을 건넨다. 


한편 마르멜라도프의 추모연에 참석한 로쟈. 경제적으로는 가난할지라도 고결한 출신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어하는 까제리나 이바노브나는 궁핍함을 가리기 위해 가진 재산 전부를 털어 추모연을 연다.


그러나 초대한 이들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추모연에 잔뜩 골이난다. 그런 와중에  늦게나마 루쥔이 도착한다. 그를 교양인이라 여기는 까쩨리나는 루쥔을 반긴다. 그러나 반갑지 않은 소식을 들고온 그였다. 도와줄 목적으로 소냐에게 10루블을 건넸을 뿐인데, 100루블이 사라졌다며 그녀를 의심한다. 소냐 주머니에서 100루블이 나오자 더욱 세게 밀고 나가는 루쥔. 그러나, 루쥔이 소냐의 주머니에 100루블을 몰래 넣은 것을 목격한 레베쟈뜨니꼬프가 증언하며 소냐의 누명이 벗겨진다. 


루쥔의 나락행에 화룡점정을 찍은 건 로쟈의 폭로. 루쥔이 이런 비열한 짓을 벌인 이유는, 전날 있었던 두냐와의 사건을 무마하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루쥔은 자신을 둘러싸고 위협하는 사람들을 헤치고 줄행랑을 친다. 


누명이 벗겨졌음에도 조금 전 일어난 일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냐 역시 방을 떠난다. 그녀를 따라간 로쟈는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당신은, 당신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그녀는 절망적으로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어깨에 달려들어 그를 세차게 끌어안았다. 

(…)

「당신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소냐.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도, 나를 안고 키스를 하다니. 당신은 정신이 나간 모양이군.」
「아니에요, 이 세상에서 지금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어요!」 그녀는 그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미친 듯이 이렇게 외쳤다. 그러더니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 듯이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

「그럼, 나를 버리지 않는 거야, 소냐?」 그는 일말의 희망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고 물었다.


그리고 이어진, 살인의 이유


「자, 뭐가 좋다고 한평생 모든 걸 모른 체하면서, 모든 걸 외면하고는, 어머니도 잊고, 누이의 모욕도 점잖게 참아야 한다는 거지? 무슨 목적으로? 그들을 망치고 나서, 새로운 식구, 아내와 자식을 만든 다음에 또다시 그들을 한 푼도 없는 신세로 남겨 두기 위해서? 자…… 그래서…… 노파의 돈을 빼앗은 다음, 그 돈을 처음 몇 해를 위해 사용하기로 결심했던 거야. 어머니를 괴롭히는 일도 없이 대학도 다니고, 대학을 나온 다음에는 사회에서의 첫발을 보장받기 위해서 결심했던 거지. 이 모든 일을 확실하게 급속도로 해치워서, 완전히 새로운 출세의 길로 접어들자, 새롭고 독립적인 길로 나가자……. 그랬던 거야……. 그래서 그렇게 되었어……. 물론 노파를 죽인 것은 내가 잘못한 거야……. 

중요한 것은, 죽였을 때 내게 필요한 건 돈도 아니었다는 거야. 소냐, 돈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것이 필요했어……. 이제 이 모든 것을 알겠어……. 나를 이해해 줘, 소냐. 아마 같은 길을 가더라도, 다시는 절대로 살인을 하지는 않을 거야. 나는 다른 것을 알고 싶었어. 그것이 나를 충동질했어. 나는 그때 알고 싶었던 거야, 어서 알고 싶었어.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이〉인가, 아니면 인간인가를 말이야. 내가 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넘지 못하는가! 나는 벌벌 떠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지니고 있는가…….」

「죽이는 권리요?」

「악마가 나를 유혹했어. 그러고는 나중에 그 악마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이〉이기 때문에 그곳에 갈 권리를 지니지 못했다고 하더군. 그 녀석은 나를 실컷 조롱한 거야. 자, 그리고 이제 내가 당신에게 이렇게 왔어! 손님을 맞아들이시지! 만일 내가 〈이〉가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왔을까? 

내가 과연 노파를 죽인 걸까? 나는 나 자신을 죽였어, 노파가 아니라! 그렇게 단칼에 나는 나 자신을 영원히 죽여 버린 거야……! 그 노파를 죽인 것은 악마이지, 내가 아냐……. 」


대화 중 찾아온 레베쟈뜨니코프. 까제리나 이바노브나가 미친 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을 전하자 방을 뛰쳐 나가는 소냐.


방세 문제로, 아이들과 함께 길에 나가 동냥질하던 까제리나 이바노브나. 기저질환 폐병이 악화한 것인지, 혼수상태에 빠지길 반복하다 결국 세상을 떠난다. 그런 그녀가 마지막으로 뱉은 말. 


「됐어……! 이제 시간이 됐어……! 잘 있어라, 이 불쌍한 것……! 여윈 말을 너무 부려 먹었구나……! 녹초가 되어 버렸어!」


소냐를 향한 것이었다.



6부 - 고뇌 그리고 자백


망상에 사로잡힌 로쟈. 정신분열 증세를 겪는다. 


그러던 와중 노파 살해의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고온 라주미힌. 니콜라이가 자백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로쟈의 방을 떠난다. 이에 로쟈는 이상함을 느낀다. 정확히 말하면, 뽀르피리가 라주미힌을 그렇게 속인 이유, 라주미힌의 시선을 돌린 속셈이 무엇인가,에 관해서였다. 


그런 그의 앞에 뽀르피리가 나타난다. 니콜라이에 관해 묻자 뽀르피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에게 〈고난을 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고난을 당하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니콜라이는 스스로에게 고난을 부여하기 위해,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했다는 것. 그에게는 진위여부보다 ‘고난을 당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뽀르피리는, 로쟈가 노파 살해의 진범이라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비친다. 


뽀르피리가 떠나고 로쟈는 스비드리가일로프를 찾아간다. 스비드리가일로프 역시 로쟈 자신의 죄를 알고 있을 것임에도 경찰을 찾아가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말이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라며 ‘두냐에게 접근했다가는 가만 두지 않겠다’ 엄포를 놓고 돌아온다. 하지만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 위협이 될리 없었다. 로쟈와 헤어진 후 곧바로 두냐에게 로쟈의 살인을 폭로하는 스비드리가일로프. 그와 동시에 그녀에게 품었던 마음을 고백한다. 정확히는 고백을 가장한 협박. 두냐는 완강하게 거절한다. 자신에게 총을 겨누며 애원하듯 말하는 두냐를 보고, 그녀의 거절이 진심임을 그제야 깨닫는다. 어찌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두냐를 보낸 후 총으로 자살한다. 


다시 로쟈. 중대한 결심을 한 그는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한명씩 찾아간다. 엄마, 두냐, 소냐. 

그렇게 그는 소냐와의 만남을 끝으로 경찰서로 향한다. 


「〈바로 제가 그때 고리대금업자 노파와 그의 여동생 리자베따를 도끼로 살해하고 돈을 훔친 사람입니다.〉」 



에필로그 - 뉘우침


시베리아 유형지로 온 지도 1년 반. 로쟈는 자백 후, 죄에 비해 가벼운 8년 형을 선고 받아 이곳으로 왔다. 8년 형 선고에는 여러 요소가 인정되었기 때문인데


훔친 돈과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몸과 정신이 모두 온전치 않았다는 점, 니콜라이가 범인으로 잡혔음에도 자수를 했다는 점, 과거에 여러 선행을 했다는 라주미힌의 증언 등이 죄를 상쇄하는 것이었다. 


로쟈를 따라 함께 시베리아로 향한 소냐. 로쟈는 그런 소냐에게 성질을 부리며 그녀를 매몰차게 대한다.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겼기 때문. 그는 옥살이를 하면서도, 죄를 뉘우치기보다는 자신이 비범인이 아니라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결국, 상처난 자존심 때문에 병이 난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갈망이 강했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서, 당시에 스스로를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하도록 허용된 사람으로 여겼던 것인지도 모른다. 

(…)

스스로의 힘으로 권력을 잡은 인류의 수많은 은인들마저도 인생의 첫발을 내디딘 순간에 사형을 당했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걸음들을 내디뎌 앞으로 나갔고, 그랬으므로 그들은 옳았다. 그런데 나는 내디딜 수가 없었으므로, 그 걸음을 스스로에게 허용할 권리를 지니지 못한 것이다.

(...)

왜 그때 그는 자살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그는 물 위에 서 있었으면서도, 자수하기를 선택했던 것일까? 살고자 하는 욕망 속에 그렇게 강한 힘이 존재했고, 그는 진정으로 그 욕망을 이겨 내기가 힘들었단 말인가?  


변화의 계기는 꿈이었다.


이 생물은 지성과 의지를 부여받은 영(靈)적 존재였다. 이 생물에 감염된 사람들은 즉시 발광해서 미쳐 버리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감염된 사람들만큼 자기가 진리에 확고히 뿌리를 박은 현명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일찍이 없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 자신의 과학적인 결론, 도덕적인 확신과 신앙을 이때보다 더 확고하게 느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온 마을이 온 도시가 모든 사람들이 감염되어서 미쳐 갔다. 

그는 독특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사람들이 이론과 사상의 노예가 되어 자신만이 유일한 진리의 담지자라고 확신하고 서로를 죽이면서 파멸해 가는 꿈을 꾼다. 이 꿈을 통해서 그는 자신이 지녔던 이성주의의 허점을 발견하게 된다. 

(…)

그는 다만 느꼈다.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고, 의식 속에서 무언가 전혀 다른 것이 형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변증법 대신 삶이 도래했다는 것이, 그의 변화를 암시한다. 

소냐를 받아들이고, 그녀와 함께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 




벽돌책 요약이 끝났습니다.

1권에 비해 2권은 조금 더 어려웠지만, 재미는 못지 않았습니다. (물론 1권이 조금 더 재미있기는 했습니다.)


요약은 했는데, 어떤 서평을 써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분량이 길고, 주제가 많고, 다양한 사상이 담긴 <죄와 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요. 

서평도 곧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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