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의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역시 이야기하지 않고 지나가면 섭섭할 것 같습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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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한강 작가님은 글을 정말 잘 쓰시고, 고유의 색이 짙고,
경이로울 정도의 예민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분입니다.
5.18을 다룬 <소년이 온다>에 나온 묘사가 너무 폭력적이고 구체적이라 보기 힘들었다는 평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참혹하고 끔찍했고, 소설은 그 반의 반도 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 있습니다. 그리고 한강 작가님은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고기를 보는 일도 힘겨울 때가 있다”고 하셨지요.
이런 마음을 가진 분이 어떻게 그 참상을 글로 쓰고,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는지 생각하다가도
이런 마음을 가진 분이기에 그런 글을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오히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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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제게 의미 있던 건
가부장제를 비판하고, 국가 폭력을 폭로하는 글을 쓴 작가의 수상이라는 것이었지요.
주류가 아닌 강자의 반대편에 서서 싸우는 일이 언제 쉬웠던 적이 있나요?
그 일환으로,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지요.
블랙리스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겁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벨상에 그렇게 목을 매면서, 가만 쓰게 두지는 않는 모순적인 태도가 참 웃깁니다.
국가 입맛에 맞춘 글을 쓰지 않는다 탄압해 놓고, 노벨상 수상으로 국위선양은 했으면 하는 바람은 무엇일까요. 도둑놈도 이 정도로 몰염치하진 않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런 나라에서 계속 글을 써주어 다행이라는 생각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수상이 더 값지다는 생각이고요.
무엇보다 나와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드디어 확인받은 기분이랄까요.
원서로 읽는 기쁨, 음미하며 충분히 만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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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다들 한강 테마주를 찾던데.. 찾기 쉽지가 않은지 이름 따라 매수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더군요. 한강식품, 하림(한강식품 모기업), 시노펙스(한강 녹조라떼 방지), 카카오(한강 다이빙하기 좋은 주식) 등등
yes24나 밀리의서재 등 상한가를 쳤다고는 하던데, 다른 이슈 터졌을 때의 테마주보다는 그 수가 적은 것 같더군요.
확실히, 사람의 아픔을 보듬는 일은 자본의 관심 밖.. 변두리 그 어딘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문학은 자본의 흐름과 발맞추기보단, 그 흐름에 떠밀리는 걸음을 자꾸만 멈추고 거듭 뒤돌아보는 것이니까요.
문학 읽어서 무엇에 쓰냐 하지만, 쓸모를 따지지 않는 자유를 주는 것이 문학의 진정한 쓸모 아닐까요.
결론은, 좋아한다고요. 문학.. 한강 작가님.. 문학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