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으로 살기

by 간호사K

직업적 요소로만 정의되는 생활을 보내지 않는다. 주중에는 업무 컨디션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일이 가장 우선이기는 하지만 퇴근 후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이다. 퇴근길은 천천히 걸어오면서 주변 풍경들의 변화도 관찰하고, 때로 카페나 서점에도 놀러간다. 3월의 동네는 이제 산수유가 피었고, 목련이 꽃봉오리를 살짝 벌리고 있으며, 매화 꽃망울이 달려있다. 담벼락의 개나리에는 이제 연두빛 새싹이 올라와 기대가 크다. 벚꽃이 흐드러지면 탄천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브닝 때는 차갑지만 청명한 겨울 냄새를 맡으며 별을 볼 수 있어 좋았고, 데이 때는 포근한 햇살 맞으며 퇴근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런 것에서 기쁨을 찾고 재충전하면서 다시 일터로 나간다.



개인적인 성장과 경험, 추억들도 함께 쌓여서 오늘의 시간을 만들고 있다. '생각들' 게시판을 더 많이 채워가고 싶다. 수술장 이야기는 일상 생활에서 충분한 에너지와 행복감이 쌓여야 나왔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이고, 긍정적 피드백이 많은 편이지만 '내 길에 대한 묘사'가 오해나 자만, 과시, 편협한 시선에서 나오지는 않았는지 자가 검열이 훨씬 많이 되야하기 때문에.. 선배들이 지나간 길이자, 후배들이 올 길이기에 늘 겸손해야 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같은 일도 경험이나 연차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어서, 조금의 공적 영역이라도 겹쳐 있는 부분은 조심스럽고, 쉬이 써내려 가기 어렵다. (그래서 공감이나 피드백은 굉장히 큰 기쁨이고 다행감을 준다)



개인적인 시간에는 책을 많이 보긴 하지만, 때때로 필사나 그림 그리기, 영화나 음악으로 심심하지 않게 한다. 가끔은 잊어버린 지식을 찾아 anatomy나 수술, 질병 공부도 하고. 잊어버리는 게 지속되다보면 잃어버릴까봐 겁이 나서 공부를 계속 해야겠다는 의지는 있다. 뭔가 부지런한 듯도 하지만 템포가 느려서 성과가 바로 나오는 편은 아니다. 내가 이런 것은 학창 시절부터 알고 있었고, 이제는 이런 내 모습을 긍정하고 떠안으며 산다. 나는 나만의 속도가 있으니까.



내 길을 만드는 여러 요소들에 대해 생각한다.

나로 정의될 수 있는 것들, 나의 특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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