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체력

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7

by 남유복

24년 1월 20일 토요일 오전 9시


근처 다이소에 도착했지만, 영업시간 전이라 문이 닫혀있었다.

(영업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


어쩔 수 없이 커피만 테이크 아웃하여 병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병원 로비에서는 여전히 안내 직원이 애를 먹고 있었다.

"어머님, 아버님 마스크 착용해 주셔야 되어요..."

"그리고 원래 코로나 규정상 남편 외에 면회가 안 됩니다..."


문득 서류 뗄 일이 생각나서 로비 데스크로 갔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혹시 출생증명서 발급받을 수 있을까요?"


데스크 직원은 전자카드도 함께 등록해 주었다.

"네 증명서 발급 다 되었습니다."

"나중에 출생신고하러 가실 때 들고 가시면 되시고요."

"분실 시 재발급 비용은 2,000원 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건 보호자용 전자 출입카드인데요."

"야간에 병원 들어오실 때 출입문에 찍으시면 됩니다."


병실로 올라가니 아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커피를 반겨주었다.

"왔구나!"

"드디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군!"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당신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 보니깐 너무 좋네..."


손목보호대와 수면양말은 구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보 다이소 가니깐 문이 닫혀 있네?"

"좀 이따 다시 가봐야 할 것 같아."


아내는 디카페인 커피의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심적 여유를 찾은 듯했다.

"음... 커피가 너무 맛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근데 당신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집에 수면양말하고 손목보호대 있었지 않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집에 가서 푹 자고 내일 챙겨서 와."


절대 마다하지 않았다.

"알겠어 여보..."

"고마워..."

"그러면 이따 저녁에 집으로 넘어갈게"


그리고 서둘러 노트북 가지고 병실 밖으로 나왔다.

"여보! 육아휴직 결재 좀 올리고 올게."


5층 안내 데스크 앞 휴게공간에는 탁자와 의자가 세팅 돼 있었다.


육아휴직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회상 인물> : Z과장

"남유복 계장!"

"솔직히 나는 니가 육아휴직을 사용한다길래..."

"복직하면 '조만간 우리 회사를 떠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맞어!?"


복직 후 내 자리가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오려던 찰나,


내 안의 괴물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을 절대 내버려 두지 않았다(후딱 결재 기안을 끝내버렸다.).


병실로 돌아오니 담당 의사 선생님이 계셨다.

"산모 좀 어때요?"

"좌욕 하루 2번 이상 잘하고 있는 거 맞죠?"


의사 선생님께서 행복이를 많이 신경 써 주시는 거 같아 정말 감사했다.


어느덧 오후 3시 50분(곧 따복이 면회 시간이다.).


병실을 나와 신생아실로 향했다.

"여보! 벌써 면회 시간이네?"

"우리 따복이 잘 있나 보고 올게!"


신생아실에는 유리 창문이 설치되어 있었다(평소에는 커튼이 쳐져 있다.).


신생아실 앞은 면회 신청자들로 줄을 이루었다.


오후 4시가 되자 신생아실 창문 커튼이 걷혔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5분, 그 안에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유리창 너머로 신생아 카드를 보여주니, F관리사가 따복이를 누인 요람을 유리창 가까이 끌고 왔다.

KakaoTalk_20240506_235153082.jpg 3층 신생아실 따복이 면회


따복이는 눈을 감고 있었고 계속 하품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 나머지 곧바로 사진 촬영에 돌입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따복이가 카메라 렌즈로부터 홱 벗어나 버렸다.

(알고 보니 F관리사가 면회 종료 액션을 취한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병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따복이 촬영본을 아내한테 보여줬다.

"여보! 너무 귀엽게 나왔지?"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공유해 드리자."


아내는 너무 좋아했다.

"우리 따복이 너무 이쁘네!"

"눈은 당신 닮고 코하고 입은 날 닮을 거 같아! (ㅎ.ㅎ)"


우리는 그렇게 따복이 사진을 보면서 한동안 웃었다.


빰바람바라! 빰바람바라!(오후 6시 알람).


아내는 알람이 울리자마자 나를 집으로 보냈다.

"여보~ 얼른 집에 가!"

"푹 쉬고 내일 아침에 다시 와!"

"오늘 정말 고생했어."


그렇게 비둘기는 다시 집으로 날아갔다.

"손목 보호대랑 수면양말 챙겨서 아침에 올게!"

"아 그리고 필요한 거 또 생각나면 연락해!"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곯아떨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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