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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Sep 14. 2021

동심 2

똥꿍이/육아일기/일곱살/딸/어록

아이가 유난히 성숙해서

자꾸만 어른처럼 굴어서

안쓰러울 때가 많다


아이에게 잘한다는 칭찬으로

부담을 준 건 아닌지

성숙함을 강요한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요즘 아이의 말을 

기록하며


이게 정말 아이가 한 말이 맞는지 

나조차도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남편과 나는 

아이의 나이에 50을 더해서 

55세, 56세, 57세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아이가 조금 더 아이다웠으면...

아이가 조금 더 해맑았으면....


늘 그런 바람이 있어서

아이의 아이다움을 발견하면 

언제나 반갑다. 


아이는 요즘 

'메로나'에 푹 빠졌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도록 

메로나를 매일 

할짝할짝 먹고 있는데


철없는 엄마가 장난을 쳤다. 


"한입만!"


조금만 먹어야 돼요!

"응응, 알았어."

(하알~짝)

(조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렇게 많이 먹으면 어떡해요. ㅠㅠ"
"제가 메로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ㅠㅠ"

"엄마가 잘못했어"

"내일 다시 사줄게"


"이제 엄마를 못 믿겠어요."


엄마가 잘못했네

메로나가 잘못했네

왜 그렇게 맛있어 가지고...



"오늘은 엄마가 메로나 2개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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