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꿍이/육아일기/일곱살/딸/어록
아이가 유난히 성숙해서
자꾸만 어른처럼 굴어서
안쓰러울 때가 많다
아이에게 잘한다는 칭찬으로
부담을 준 건 아닌지
성숙함을 강요한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요즘 아이의 말을
기록하며
이게 정말 아이가 한 말이 맞는지
나조차도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남편과 나는
아이의 나이에 50을 더해서
55세, 56세, 57세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아이가 조금 더 아이다웠으면...
아이가 조금 더 해맑았으면....
늘 그런 바람이 있어서
아이의 아이다움을 발견하면
언제나 반갑다.
아이는 요즘
'메로나'에 푹 빠졌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도록
메로나를 매일
할짝할짝 먹고 있는데
철없는 엄마가 장난을 쳤다.
"한입만!"
조금만 먹어야 돼요!
"응응, 알았어."
(하알~짝)
(조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렇게 많이 먹으면 어떡해요. ㅠㅠ"
"제가 메로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ㅠㅠ"
"엄마가 잘못했어"
"내일 다시 사줄게"
"이제 엄마를 못 믿겠어요."

엄마가 잘못했네
메로나가 잘못했네
왜 그렇게 맛있어 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