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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Sep 19. 2021

글쓰기 슬럼프 풍덩 & 탈출

여러분은 어떻게 글쓰기를 이어가고 계신가요?

어떤 이유로 어떤 목표를 갖고 글을 쓰고 계신가요?

꿈은 너무 멀고, 답보 상태인 이 글쓰기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 엄마들의 글쓰기엔 강력한 이유가 필요하다? >

잠을 쪼개고,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쓴다. 엄마들의 글쓰기는 대부분 가정을 돌보고 틈틈이 쓴다. 그렇게 힘들게 이어나가는 거라면, 엄마들의 글쓰기엔 조금 더 강력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좀 더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진 않을까.


취미의 글쓰기와 직업의 글쓰기 사이에서 저는 많은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많은 엄마들은 70%의 에너지는 아이에게 쏟고, 30%의 에너지는 남편과 살림에 쏟고, 방전이 되면 그중 일부를 자신에게로 옮겨오는 것 같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 , 나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는 것, 그것은 때때로 엄마답지 못하고 나쁜 엄마라는 죄의식을 갖게 한다. 하지만 글을 쓰고, 마감을 앞둔 나는, 70%의 에너지를 나를 위해 쓰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의 글쓰기는 늘 조급하고, 뭔가 성과를 내야 할 것 같고, 눈앞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좌절하고 만다.


글을 쓴다는 것에 많은 이유를 갖고 있었다. 몰랐던 마음의 발견, 슬펐던 마음을 다독임, 흘러가는 순간을 기록, 행복한 마음을 키워감, 성취감, 자아실현, 인정 욕구 해소.


시작은 분명 마음을 위한 글쓰기였고 글쓰기 자체를 즐겼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글쓰기가 하나 둘 성과를 내며 점점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월간지에 글 싣기, 매거진 도장깨기, 브런치 작가 되기.

마음을 다독이던 글쓰기는 점점 목표지향적이 되었다. 작은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은 뭘 위해 글을 써야 할지 몰랐고, 글을 쓰는 이유를 점점 잃어갔다.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둘러보니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고, 잘쓰지도 못하는 글을 쓰겠다고 내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진 않은지 회의감이 들었다. 이것이 취미의 글쓰기인지, 직업의 글쓰기인지, 앞으로 무얼 위해 글을 써야 하는 건지...


취미의 글쓰기라고 하기엔 너무 열심히 하고 있고,
직업의 글쓰기처럼 열심히 하기엔 너무 미래가 어둡죠.
대체 저는 하루중 얼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적당할까요?

취미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 같고, 꿈을 위한다고 하기엔 너무 먼 꿈인 것만 같고, 이 에너지를 차라리 다른 곳에 쏟으면 더 빨리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고, 글을 쓰면서도 가성비를 따지고, 기회비용을 생각했다.


엄마들의 글쓰기는 많은 노력을 들여야만 이어갈 수 있는 거니까. 그런 노력을 들여서 이어갈 만큼 이것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인가 답이 필요했던 것 같다.


슬럼프 빠졌다는 사실을 고백을 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어서, 이 글을 쓰다가 나는 조금씩 답을 찾고 있다. 내가 슬럼프에 빠졌던 이유를 알아가고 있다.


너무 욕심부려서, 너무 급해서, 글을 쓰며 즐거웠던 처음의 마음을 잊어버려서,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구보다 잘 쓰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을 기록하고 마음을 다독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인데, 자꾸만 엉뚱한 곳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았던 것 같다.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 속에 있지만 저 멀리서 어둠을 밝히는 빛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새벽을 기다리는 밤, 언젠가는 오고야 말 아침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발걸음을 옮겨야겠다. 그저 즐겁게 써야겠다.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니 슬럼프가 온 이유를 발견했어요.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인정욕구나 성취, 목표 달성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슬럼프가 온 것 같아요.


글쓰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데, 그만큼 아이들에게 신경을 못 써주고 있는데, 작가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이건 과연 취미의 글쓰기인가, 직업의 글쓰기인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글에 얼만큼의 노력을 들이고,
언제까지 이어가야 하는가.



재능도 없는데 너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진 않은지. 글쓰기가 아닌 다른 무언가에 이만큼 에너지를 쏟는 다면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결국은 글쓰기 자체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글쓰기를 이어가기 힘들겠구나 생각 했어요. 일단 지금은 그저 즐겁게 썼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글쓰기를 이어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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