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일기/아홉살/딸/열세살/아들/일상
저녁을 먹고 짤랑짤랑 동전을 챙겨서
가족은 노래방으로 나섰다.
오랜만이라 그럴까?
오늘따라
노래가 더 안 되는 엄마.
자꾸만 빵점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흥얼흥얼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는 폴짝폴짝 뛰며
연신 엄마 빵점을 외쳐댄다.
엄마 빵점?!
엄마 빵점?!
엄마 빵점!!
"얼른 가서 오빠한테 말해줘야지.
엄마 엄마, 오빠한테 말해도 되죠?"
딸아이는
노래했던 순간만큼이나
엄마의 빈틈을 발견한 일이 즐거웠나 보다.
#백점을 강조하던 엄마
#빵점을 반복하는 엄마
네가 즐겁다면 언제든
기꺼이 빵점이 되어줄게.
때로는 빈틈 있는 엄마가
아이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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