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일기/아홉살/딸/열세살/아들/일상/어록
여름밤에 우린
식사를 마치고 산책에 나섰다.
그리고
맥주와 음료를 함께 파는
넓고도 쾌적한 카페를 발견했다.
어린 딸아이와 함께 가도
참 좋겠다는 생각에
우린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온통 주홍빛이었다.
에르메스와 루이뷔통,
쇼핑백과 선물상자들로 장식된 계단을 지나며
남편과 나는
의미 없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저 안에 모두 명품이 담겨있었을까요? “
“아니겠죠?
명품은 쇼핑백만 구입도 가능하니까. “
무심코 주고받은 말이
딸아이 마음에 남았을까?
맥주와 아이스티를 함께 마시고
자리에서 떠나려는데
딸아이가 말했다.
“엄마, 샤넬이요. “
엄마에게 샤넬을 건네주려고
새콤한 레몬을 그렇게도 열심히 먹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