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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낯선 이로부터 받았던
배려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눈 적이 있었다.
퇴근길에 받았던
작은 배려로
엄마는 무척 기분이 좋았고
무거웠던 발거음이
경쾌해졌다고 말했다.
작은 일에도 호들갑스럽게
기뻐하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각자 하던 일로 돌아갔다.
내가 느꼈던 감동을
아이들이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랐지만
엄마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겐 크게 와닿지는 않는 듯했다.
그리고
며칠이 흘렀고
학교에 다녀온 딸이 말했다.
엄마 엄마, 저 오늘 배려받았어요.
어떤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시다가
제가 옆으로 지나가니까
담배를 다른 쪽으로 치워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고맙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랬어? 잘했네.
아저씨도 잘했고, 너도 참 잘했네.
엄마는
그렇게
네가 감사함을 아는 사람이면 좋겠어
누군가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긴다면
네가 느낀 감사함도 기쁨도 없을 거야.
누구보다 너 자신을 위해서
그 감사함을 알면 좋겠어.
네
며칠 전 엄마의 이야기에
별일 아니라는 듯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엄마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나 보다.
딸이 발견한
오늘의 배려에
감사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