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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로 바쁜 아침
딸아이는 집을 나서다가
다급하게 오빠를 불렀다.
“오빠, 오빠,
빨리 나와봐.
엄청 시원해졌어.
한번 느껴봐. “
늦잠을 자려고 뒹굴던 오빠는
그 소리를 듣고
후다닥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남매는
시원해진 아침 공기를
느껴보겠다고
집 앞을 요리조리 걸어 다녔다.
동생은 본인이 발견한 보물을
오빠에게 자랑하듯 뿌듯한 미소를 지었고
오빠는 코로나 격리 5일 만에
제대로 된 해방감을 느끼는 듯
깊은숨을 들이켰다.
잡초 몇 가닥 삐져나온
낡은 담벼락 옆에서
둘은 마치 향기로운 꽃밭을 거닐듯
가을 아침 공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등교도 출근도
잠시 잊은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