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관찰하기’
늦은 저녁
딸아이의 학교숙제를 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옥상에 올랐다.
아쉽게도
보름달은 구름에 가려서
잘 볼 수 없었지만
밤하늘은 제법 예뻤다.
그리고
보름달을 찾기 위해 둘러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최근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 불빛이었다.
무심코 지나칠 땐 몰랐는데
옥상에 오르고 보니
마치 아름다운 조형물이
내 집 옆에 자리 잡은듯했다.
저 아파트가 들어서기까지
지난 몇 년간 우린
수많은 덤프트럭을 마주했고
공사소음과 먼지에 시달렸고
양심 없이 갖다 버린 쓰레기에
악취로 고통받았다.
하지만 아파트가 완공되고 보니
주변엔 공원도 들어서고
집 앞에는 이런저런 편의시설도 생겼다.
한때는 누군가처럼
저 아파트에 입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늘 밤엔
아파트옆 낡은 주택에 사는 것도
꽤 근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기 사는 사람들은
밤하늘과 낡은 주택을 보겠지만
우린 아름다운 풍경을 하나 더 볼 수 있으니
어쩐지 하나 더 가진듯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