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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 Mar 09. 2016

#13. Palmyra - 사라진 제국

역사속으로 사라진 나라,  팔미라 

사라진 제국 II, 팔미라


2010. 08.08. 팔미라를 만나다.


중동의 보석, 3P라고 부르는 팔미라에 왔다. 늦은 오후에 도착해 짐을 던져놓고 해가 지기전의 유적을 만나기 위해 허겁지겁 달려왔다. 


팔미라는  palmyra :.مملكة تدمر,-대추야자 도시라는 뜻의 아랍어에서 유래한 도시명이다. 과거 중동 사막을 가로지른 무역도시였던 잔재들이 남아있다. 요르단의 페트라가 몰락한 후 교역도시의 지위를 이어 받은 팔미라는 2- 3만명의 인구가 상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기둥의 형태나 장식은 서양 문화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로마의 건축술을 그대로 받아온 고전미가 출중하다. 이 멋진 도시는 당시 이 지역을 지배했던 Zenobia 여왕이 로마군에게 패배한 후 도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했다. 페트라도 그렇지만, 이 팔미라도 이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에 도시를 건설하려고 노력했던 과거 인간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이 한 순간 사라져 버려, 공간과 잔재만으로 그들을 상상해야하는 역사의 모진 바람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어마어마한 넓은 땅덩이에 돌기둥이 저멀리 한참을 줄서있는 모습은, 마치, 연극 속 장엄한 무대연출처럼 장관으로 남아있었다. 황량한 폐허 위에 줄줄이 늘어선 기둥의 잔재들. 바위틈 사이를 지나다니며, 지나간 시간과 그 속에 살았을 사람들, 기둥을 세우고, 화려한 코린트 식 조각을 남겼을 노동의 땀을 느꼈다. 해가 지고 있는 시간이지만 뜨거운 태양을 피할 나무 한그루, 지붕 하나 없는 벌판. 그 사이에서 벌어진 싸움들로 무너진 제국. 기둥 들의 사이 사이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을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사이를 지나갔을지. 그리고 이런 멋진 도시는 왜 우리에겐 멀고 먼 나라, 낯선 이미지로, 왜 이제서야 만나게 된 건지. 


그리고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흔적이 되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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