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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 Aug 31. 2021

#5. 사막을 달래주는 천국, 홍해

아라비아 반도를 끼고 있는 홍해 RED SEA에서의 2박 3일

# 2010. 07.27.-07.29. 홍해에서의 휴가


룩소르에서 계획 없이 우왕좌왕 동안과 서안을 오가며 투어를 하던 중 갑자기 후르가다행 차량이 섭외되었다. 급하게 이동하느라 같이 머물던 여행자들과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도망치듯 떠나게 되었다. 웃기게도 룩소르에서의 일정은 100% 즉흥으로 채워진 셈이다. 그리고 이 더운 땅을 좀 벗어나고 싶기도 했다. 목적지인 -후르가다-는 단지 바다 그리고 바다수영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선택한 셈이다. 어찌보면 stop over같은 일정이다. 카이로로 올라오는 경로를 조금 돌아가는 일정의 2박 3일이지만, 오고 가는 날을 빼니, 결국 온전히 주어진 '휴가'의 날은 하루밖에 없었다.


홍해 근방의 휴양지를 찾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다이빙을 목적으로 한다. (몰랐었는데) 홍해는 다이버들에게 성지라 불리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다이버들에게는 다합이라는 도시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했다. 저렴한 물가에, 바닷속 풍요로움도 최고, 다이버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잘 구비되어 있어 다이버들이 찾아와 떠나지 않고 눌러앉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 와서야 알았지만, 반도를 끼고 있는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는 말할 것도 없이 최상의 장소다. 기대가 없으면 뭔가 더 큰 것을 얻은 것만 같다.


이집트에서의 1차 이동경로 : 룩소르(아스완) - 후르가다 - 카이로--> 요르단으로 국경 넘기

 동행들을 따라 후르가다 외곽의 한인 게스트하우스에 묵기로 했다. 다이빙 교육과 여행 컨설팅을 하는 한인업체가 운영하는 곳이다. 먼 곳까지 와서 사업을 하는 이들이 경이롭기도 하고, 다소 보수적인 나 같은 사람에겐 그들의 용기가 무척 부러웠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짧은 휴가기간을 이용해서 다이빙 자격증을 따거나 또는 다이버 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이유로 머무르고 있었다. 최소 3박~1주일 이상 머무르며 다이빙 교육을 받고, 자격증도 따고, 청춘들끼리 젊음을 한껏 즐기는 분위기였다.

다이빙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나에겐 관심대상이 아니었던 점은 조금 미안한 일이었다. 다이빙 체험을 하지 않고 스노클링과 보트 투어만 신청하고 싶다는 내게  보내는 그들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나도 내심 맘이 좀 상했지만, 숙소와 체험을 묶어 사업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이치이니.

어쨌든, 홍해에 머무르는 2박 3일 동안 체험이라도 해볼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 틈에서 굳건히! "저는 스노클링으로 충분합니다.!!!"를 여러 번 읊어댈 수밖에 없었다. 단지 함께 배를 타고 나가는 것만 동승하는 것으로 협상했고. 아무려면 어떨까. 모세가 갈랐다는 그 홍해인데! 그저 지친 몸을 바다에 담글 수만 있어도 행복하니 그걸로 충분하니까.


홍해로 출발!


홍해 바다는 이제껏 내가 만난 어느 바다보다도 풍요로웠다.

아름다운 산호, 열대어들, 맑음이 가득한 햇살, 모자람이 없는 자연, 우주 그 자체.




다이빙 교육을 위해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 체험자들, 이들 중 수영에 서투르고 겁이 많아 다이빙을 포기하는 손님도 생겨버렸다. 사실 이렇게 보트를 끌고 나왔는데, 스노클링만 신청한다고 하면, 교육비를 제대로 받을 수 없으니, 이들에게는 조금 손해일 지도 모르는데,  '예외적인' 인간도 있기 마련이니까, 이해를 바랄 뿐.

Anyway, 점심도 푸짐하게 제공해주셨고, 교육 중간중간 여유롭게 놀이시간도 주어졌다.

누군가 갑자기 "돌핀"!!이라고 소리친다. 가까운 거리에 돌고래 떼가 넘실거리며 다가온 광경도 선물 같았다. 하루 종일 바다에 뛰어들고 바닷속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즐겼다. 놀이 중에 최고의 놀이는 물놀이지.노곤해진 몸은 장기여행을 앞둔 자에게 후유증처럼 남았지만, 상쾌해진 햇살 같은 마음과 이 홍해 한가운데의 빛, 선물 같은 바다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돌고래를 발견하고 쫓아가려는 젊은이들!



우리 배를 운전했던 청년, 진정한 이집션의 모습이 보인다. 마치 기원전에 살던 이가 현재로 점프한 듯
우음. 이 산소통에 각자의 목숨을 내맡기고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젊음의 용기가 너무나 대단
후르가다 외곽의 '개발 중'인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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