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개수 줄어들수록 치매 확률 높아진다
지난 9월 21일은 세계 치매의 날이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기억력 감퇴로 생각했다가 간단한 인지기능장애를 경험하면서 치매를 의심하게 되는데, 이때만이라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늦추고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고령인구가 가속화되면서 치매의 원인을 찾고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도 활발한 가운데 한가지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었는데요, 치아 개수가 줄어들면 치매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입니다.
5년(2007~2012년) 간 60대 이상 노인 15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일본 규슈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노인과 비교했을 때 치아 1~9개인 노인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81%, 치아가 10~19개인 노인은 62%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회자됐던 ‘치아 개수와 치매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속설이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이 치아 개수와 인지기능에 대한 실험, 연구결과를 담은 국내외 논문 419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노년기 치아 개수가 줄어들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모아지기도 했죠.
음식을 씹는 활동은 뇌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대사기능을 활발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치아 개수가 적어지면 저작능력이 떨어져 뇌의 혈액순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의 제한적인 식사로 영양소 공급이 부족해져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저작능력은 중추신경계, 특히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전두엽 피질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데, 어금니의 개수가 적은 사람일수록 전두엽의 용량이 작다는 연구결과도 이런 관계를 뒷받침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견과류를 두뇌회전에 좋은 음식으로 꼽는 것은 뇌와 심혈관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들어있기도 하지만, 저작근육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뇌에 혈류를 증가시켜 두뇌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저작기능을 담당하는 치아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랑니를 제외한 영구치는 28개이지만, 구강질환이나 사고 등으로 치아가 상실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인지기능의 유지를 위해선 최소한 20개의 치아를 건강하게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치아 2080은 ‘20개의 치아를 80대까지 가져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가져가면서 치아를 상실할 경우 틀니나 임플란트 등을 통해 저작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치매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치아재건의 중요성은 자연치아 개수와 상관없이 상실한 치아 5개 이상을 재건하지 않은 노인의 인지 장애 위험이 최대 4.36배에 달한다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의 ‘치아재건여부와 인지기능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난 만큼 치아 상실 시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