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도 끝났는데 이걸 또 해야하나
흔히 인체의 신비라고 하죠.
상처가 낫고,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도 깁스로 고정을 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붙는 것처럼 우리 몸은 원래의 모양과 기능을 회복하는 놀라운 자연치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아교정 후 유지장치가 꼭 필요한지에 대한 답은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는데요, 교정치료는 치아에 인위적인 힘을 가해 치아를 이동시키는 것으로 교정장치를 제거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죠.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치아교정 과정을 잘 버텨온 만큼 지금의 상태가 잘 유지되기 위해선 유지장치 또한 반드시 일정기간 이상 착용해야만 합니다.
치아가 치조골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고정해주는 유지장치에는 고정식 유지장치와 가철식 유지장치가 있습니다.
고정식 유지장치는 실처럼 가는 철사를 여러 가닥 꼬아서 앞니 안쪽에 부착, 치아의 움직임을 막아줍니다. 안쪽면에 부착되다 보니 일주일 정도는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이후엔 잘 적응돼 큰 불편함은 없죠.
상악에는 앞니 4개를 연결하고, 하악엔 송곳니를 포함해 앞니 6개를 연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발치 교정을 한 경우엔 발치 부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작은 어금니까지 총 8개의 치아를 연결하기도 합니다.
간혹 접착제가 탈락하거나 철사가 끊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병원에서 빠른 조치를 받아야 하며, 하악 쪽 유지장치 주변으로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줘야 합니다.
치아가 원래의 자리로 이동하려는 성향은 교정장치를 제거한 직후가 가장 강하고 점차 시간이 지나 1년 정도면 힘이 줄어들지만, 저작이나 발음 등의 기능을 하면서 혹은 치주염이나 노화에 따른 변화 등으로 인해 이후에도 치아가 틀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크게 불편함이 없다면 가능한 평생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철식 유지장치는 철사와 플라스틱으로 제작, 치열 전체를 감싸주는 장치입니다. 환자 스스로 탈부착이 가능하며, 치아 전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죠.
예전에 많이 사용했던 분홍색 플라스틱과 철사로 이뤄진 유지장치는 튼튼해서 변형이나 파손의 위험은 적은 반면 철사가 앞니의 앞쪽 면을 지나가는 데다가 이물감이 커서 발음 장해 등의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최근엔 설측교정이나 투명교정 등으로 교정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유지장치 또한 투명한플라스틱으로 치아만 살짝 덮게 만들어진 투명 가철식 유지장치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이물감이 적고 착용 시에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기존 장치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져 변형이나 파손의 위험성이 크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약 1년 정도는 식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 동안 착용하고 이후에는 치열이 유지가 잘되는 경우에 한해 밤에만 착용, 최소 3년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재발의 우려가 있거나 청소년의 경우라면 좀 더 오래 착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환자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만큼 교정전문의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가철식 유지장치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찬물에 넣어두거나 물에 적신 휴지로 감싸서 유지장치케이스에 보관해주세요. 세척은 흐르는 물에 칫솔로 닦아주는 정도가 적당하며, 좀 더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유지장치 세정제를 구입해 일주일에 한두 번 소독하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