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만약에…?’라는 가정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 이 선택을 했다면, 만약 이게 없었다면 등등 별의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게 되는데, 그럼 이런 생각은 해보셨나요?
만약 치약이나 칫솔 등 양치도구가 없었다면?
아마 누군가는 치약 대신 소금을 사용하면 된다는 둥, 다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둥 쉽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치약이 없던 시절에는 소금이 치약 대용으로 사용됐던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죠.
소금은 잘 알고 있듯이 소독, 살균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소금으로 이를 닦고 더운 물로 양치를 하면 이에 남은 술독이 제거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요, 간혹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소금으로 이를 닦는 것이 훨씬 개운하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는 입안의 염분 농도가 높아져 삼투 현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붓기가 줄면서 상쾌한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인데, 하지만 소금의 굵은 입자는 치아와 잇몸 표면에 상처를 입히고 치아 표면을 미세하게 갈아내는 등 오히려 치아의 마모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극으로 인해 치아 뿌리인 상아질이 드러나게 되면 이가 시리고 신경통이 생기는 치아경부마모증에 걸릴 수도 있죠. 단, 하루에 한번 정도 옅은 소금물로 입안을 헹궈주면 살균효과는 물론 잇몸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소금을 사용하고 싶다면 이런 방법을 활용해 주세요.
우리나라에 치약이 처음 등장한 건 1955년으로, 럭키치약이 우리나라 최초의 튜브형 치약을 생산하기 시작해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다고 하죠.치약은 화학과 의학의 발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이전에는 돌가루나 도자기를 으깬 가루를 사용하다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모니아, 글리세린, 탄산염 등의 성분을 추가한 치아 건강에 좋은 치약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1873년에 대량생산이 시작됐지만 가격도 비싼 데다가 가루라서 쉽게 눅눅해지는 등 보관이 어려워 일반화되지는 못했고, 1892년에야 미국인 박사에 의해 튜브에 치약을 넣는 방식이 고안되면서 젤 형태의 치약이 등장, 보급되기 시작합니다.우리나라에서 튜브형 치약이 대중화된 것이 1960년대이니까 튜브형 치약이 등장한 후 우리나라에 보급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 있는데요, 물론 1889년에 일본의 분말타입 치약인 치분치약이 판매되기도 했었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소금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양치질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은데요, 그래서일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명 중 1명은 충치를 앓고 있고 5세 이하의 충치 경험율은 64%, 15세 이상은 71%라고 하는데요, 올바른 양치질 습관은 물론 치아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약에 물을 묻혀 사용하면 거품이 더 잘 생겨 이가 깨끗이 닦인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치약의 세정력이 물에 희석돼 농도도 낮아지고 세척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더불어 거품으로 인해 양치질을 빨리 끝내게 만들기도 하죠.
또한 치약에는 연마제와 계면활성제 등이 들어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의 치약을 사용하거나 치약 성분이 입안에 남아있으면 치아를 마모시키고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게 됩니다. 치약은 콩알 정도의 크기로 짜서 물에 묻히지 말고 3분간 치아의 바깥 면과 안쪽 면, 어금니 등을 고루 닦아준 뒤 물로 10번 이상을 헹궈줘야 합니다.
요즘엔 구강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특정 성분이 함유된 치약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치약을 고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양치도구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시대를 역행하는 상상일 수도 있지만 만약 그랬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치로 모든 치아를 잃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류 최대의 발명품으로 꼽는 양치도구로 올바른 식후 양치질을 실천하는 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가 감사함으로 누려야 할 권리이자 의무라는 것,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