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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Nov 08. 2016

43. 금융위기와 펀드투자

여덟 번째 펀드투자일기 -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2008년 10월 9일 목요일 코스피 지수 1,294.89

최근 8일 동안 거의 200 포인트가 하락했다. 몇 해 전에 타계한 헝가리의 주식투자 대가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봄바람 같지만 일단 하락이 시작되면 한 맺힌 신들의 복수와도 같이 갑작스럽고 처절하게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주식시장의 하락이 얼마나 깊고도 처절하길래 신들의 한 맺힌 복수에 비유를 했단 말인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는 천국과 지옥을 한꺼번에 경험하게 된다. 작년에 중국펀드가 수익률 고공비행을 할 때 지금과 같은 공포가 오리라고 어디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으로’를 외쳤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뒤늦은 후회를 해봐야 어디 시간을 돌이킬 수가 있겠는가? 미국의 FRB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의 말을 빌리면 지금의 금융위기는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것이라고 했으니,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안겨주겠는가?


   아마도 수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고 주식시장을 떠나게 될 것이다. 주식은 흔히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올라간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주식은 방금 내가 산 주식이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주식은 내가 방금 팔아버린 주식이다. 그러나 그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면 금방 답을 알게 된다. 내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주식을 사게 되면 벌써 오를 만큼 오른 경우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 주식을 팔게 되면 그때부터 그 주식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이유는 이제 시장의 상황이 바뀌어 그 주식이 올라갈 여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주식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기다림에 지쳐 혹은 금융위기 충격의 공포에 질려 주식을 처분하면 머지않아 어느 순간에 그 주식이 저만치 올라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의 공포를 어떻게 견디어 내느냐 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공포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주식시장의 공포를 기다렸다는 듯이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워렌 버핏과 같은 주식투자 대가들이다. 그들에겐 지금의 폭락이 수 십 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저평가되어있는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아마도 머지않아 지금의 금융위기가 극복되고 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것이다. 


   반면 주식시장의 공포에 질려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장의 고점에서 투자해서 지금 막대한 손실을 입고 좌불안석하는 투자자들이다. 아마 여기에 해당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고 주식시장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참고 견디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지금이 그런 시기다. 그러나 기어이 새벽은 오고야 말듯이 주식시장 또한 새벽이 찾아올 것이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때까지 인내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면 반드시 인내의 대가를 받을 것이다.  

    

지금 생각

   코스피 지수 1,294.89 포인트, 지수가 2,000 포인트일 때 투자를 했다면 많은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 펀드를 환매하지 않으면 장부상의 손실이지 실제로 손실이 실현된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2008년 10월 24일 938.75 포인트로 저점을 찍은 후 2011년 12월 14일 2009.05 포인트로 3년이 지나 다시 2,000 포인트를 넘어서게 된다. 


   2008년에는 언제 주식시장이 올라갈지 앞이 보이지 않던 시기였지만, 결국 시장은 다시 올라갔다. 만약 2008년 두려움에 환매를 하지 않고 견뎌냈다면 손실은 실현되지 않은 장부상의 손실에 불과했을 것이고, 만약 두려움에 팔았다면 손실이 실제 발생했을 것이다. 


   만약 코스피 지수가 1,289.89 포인트일 때 투자를 시작했다면 3년 만에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이때 펀드투자를 한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가 어려운 것이다. 그때 팔아야 했는데, 그때 사야 했는데……. 이런 말은 모두 지나고 나서야 하게 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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