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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Feb 23. 2020

같은 시간

 커피 한잔의 여유는 좀처럼 날 수 없는 여유 중 하나이다. 그래서 우린 "커피 한잔의 여유가 필요해"라는 말을 종종 하기도 한다. 지치고 피로한 몸을 따스하게 녹여내는 방법 중 하나이고, 아이스를 마실 때 에도 이상하게 몸이 녹기도 하고, 마음 또한 달래지기도 했다. 커피에는 많은 단어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에게 이성적으로 호감을 전할 때에는 한잔 권하기도 하면서, 친근함을 과시하기 위해서 커피를 가져다 주기도 했고, 어색함을 달랠 때에도 커피는 공통의 언어였다. 밥 한 끼 가격임에도 우리가 커피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비싸도 커피가 가져다주는 관계나 말 그대로의 한잔의 여유에서는 이유 모를 기분 좋음이 느껴진다.


 한잔의 여유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바쁘게 지내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먹고 살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뜻이 내포되어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그래서일까. 밥 한 끼 값이어도 커피 한잔을 통해 조금의 시간을 구입하는 행위를 통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행위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동전의 양면일지도 모르겠으나, 각자의 양면은 다를지도 모를 일. 조금의 시간을 구입하는 행위가 긍정이 될 수도 있는 반면에, 바쁘게 지내는 게 긍정이 될 수도 있겠다.


 여유라는 것은 시간을 의미했고, 시간이라는 것은 좀처럼 나고 있기도 하며, 시간이 나지 않기도 했다. 바쁜 일상을 쪼개고 쪼개서 시간을 내면서 우리는 시간 쓰는 법을 모른다.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우린 시간이란 것에 얽매인 채, 오직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한 채, 한 곳으로만 몰아넣는다. 투자에서 가장 안전하고 위험성이 낮은 투자는 분산투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시간 또한 마찬가지로 투자라고 생각했다. 투자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불려서 이익을 취하는 것. 시간도 투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종목에 분산 투자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익을 취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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