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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키 Oct 14. 2022

상태랑 춤춰요.

몸짓과 춤사위와 퍼포먼스로

아침이다! 

의식이 드는 순간 

눈뜨기 전 

찰나에 영겁을 산다. 


How are you? 

너 지금 어떠니? 

가볍게 묻는다. 

괜찮아!

무심한 대답이 좋은 하루를 예감한다.

호흡도 

신진대사도 무난하다. 

속도 편하다.

새벽녘 잠자리에 들 때 

순한 빛 속에서 깨어나길 바란 그대로다. 

가을 아침 빛이 조그만 창에서 부드럽게 두 평짜리 방안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조용히 밝다.   


따뜻한 등과 어깨

기분이 좋다. 

방안의 온기 적당히 따습다. 

바깥 햇볕도 그럴 거 같고


그래서 되짚어 본다. 

기억 속, 어제 하루의 나. 

앉은뱅이 앤틱 상 앞에서 노트북과 꼭 달라붙어 있다.

대견스럽다. 

어제 가을 색깔은 톤다운된 파스텔이다.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의 

오늘이란 하루

낮고 둔한 첼로 음의 가을 소리가 갈래갈래 파장을 이룬다. 

가슴의 미세한 진동이 온몸의 힘찬 피 돌기와 어우러져 생기를 불어넣는다.  

멈춰있는 순간순간에 잡히는 지난 시간 속의 난 

흔들리는 촛불이 되었다가 늦게 출발한 마라톤 선수가 되었다가 타오르는 불꽃이 되었다가.

다시 지금은 

무형의, 무채색의 무언가로 움직이며 바뀐다.    


눈을 뜨고, 

오른쪽 위로 시선을 던진다. 

새로운 장면이다. 

내가 만들어낸. 


빠져나온 터널을 뒤에 두고 눈부신 햇살 속에서 무아지경의 춤을 추고 있다.  

부끄러움과 의심을 바람으로 녹여낸 몸짓이다.

독무였다가 군무였다가 순하게 황홀한 춤사위

현란한 배경음악이 가끔은 멈칫

그럼 아무런 동작 없이 숨만 고른다.

고요한 퍼포먼스로




삶이라는 게 그렇게 다른 흐름 다른 느낌의 강약이 섞이는 거라고.   

어떤 감정이든 정확하게 묘사하는 순간 고통은 멈춰지고 기쁨은 배가 된다.

몸으로 춤으로 그걸 묘사하는 순간 내 상태는 그 감정의 깊이만큼 나를 높이고 넓히고 깊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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