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토리 Dec 31. 2021

없는데?

12살 지구인 이야기(37)

또 한해의 끄트머리에 와 있다. 시작과 끝이 있음에 어쩌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자가발전하며 또 한해를 살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와 12월 31일은 소박한 파티를 한다. 아이와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만의 의식이다.

무언가를 말해야지 하는 것은 원래 없다 그냥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요리하고 평소 저녁과는 달리 콜라 한잔 나는 맥주 한잔으로 건배를 하다 두서없이 이야기를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아이는 언제 나랑 행복했을지 궁금했다.

"올해 엄마랑 뭐가 특별히 좋았어?"

"없는데?"

"없다고?"

사춘기 아이니 없을 수도 있지 하는 마음이 일었다.

"그럼 올해 엄마한테 언제 제일 고마웠니?"

"없는데?"

연달아 없다니 내가 아이에게 올해 부족했나 생각이 드 찰나에 아이가 입에 음식을 가져가며 툭 내뱉는다

"엄마 고 다 고마워서  뽑을 수 없어"

아이가 다 좋았을 리도 다 고마웠을 리도 없지만 다 좋게 기억으로 남겨준 아이가 참 고마웠다.

"다 좋아해 주고 다 고마워해 줘서 고마워"


진정한 행복은 아주 보통의 행복이라고 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올해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와 글을 쓰면서 참 많은 추억이 생겼다.

돌아보니 아이 말처럼 모두 행복했고 고마운 일들이다.

아주 보통의 엄마와 아이가 보통의 행복을 충분히 누린 2021년였다.


12살 지구인!

2022년 < 시즌2 13살 지구인>으로 새롭게 만나자


작가의 이전글 오늘은 친구모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